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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설날의 어원 알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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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03 19:35:47 수정 : 2016-02-03 19: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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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되풀이하는 주기전승의 의례적인 행사를 풍속, 세시, 세사, 월령, 시령이라고 한다. 이 세시풍속을 명절로 만든 것을 계기로 해서, 연간 생활과정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리듬을 주었으며, 활동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세시풍속 중에서도 설날과 한가위는 현재까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로 자리 잡았다. 이에 이 글에서는 ‘설날’과 ‘한가위’ 두 낱말의 뜻을 모두 살피기는 어렵고, 이제 며칠 안 있으면 다가오는 ‘설’의 의미에 대해 되새겨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설날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명절은 세시풍속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기념하는 날을 말한다. 그래서 예부터 산소에 올라가 제사를 올리는 것을 설날, 한식, 단오, 추석의 4대 명절에 행하였다.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가 음력을 폐지하고 양력을 택한 것은 1894년 갑오경장 때 개화당의 김홍집 내각에 의한 하나의 혁명이었다. 1895년 음력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건양1) 1월 1일이라고 고종황제의 칙명으로 선언했다. 그리하여 세력(歲歷)을 태양력으로 바꾸었고, 나라에서 쓰는 연호도 양력을 세운다는 뜻의 건양(建陽)이라고 고치었다. 그러다가 1985년부터 ‘민속의 날’이란 이름으로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 후 민속의 날로 정했던 구정을 1989년부터 ‘설날’로 개명하는 동시에 3일간의 연휴로 한 것이다. 이 ‘설’의 의미에 대해 ‘설날 문화 가족’이란 책자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됐다. 

원용우 한국교원대 명예교수·국문학
설날은 한자로 원일(元日), 세수(歲首)라고 쓰며, 그것은 일 년의 첫째 되는 날이란 뜻이다. 또한 첫 출발일이란 의미가 있다. 그래서 이날을 삼가는 날(愼日)이라고 하여 중요한 날인 만큼 행동을 경망하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 여러 문헌이나 제가의 설을 고찰한 결과를 보면 ‘설’의 의미에 대해 처음 날, 비롯함의 날, ‘설다’, ‘낯설다’의 어간 ‘설’에서 온 듯함, ‘선날’에서 왔음, 시단(始旦)이나 원단(元旦)을 설이라 불렀음, 몸을 사리다의 ‘살’에서 옴, 산스크리트 말 ‘살’에서 왔음 등 다양한 해석이 가해졌다. 이러한 해석을 한 분들이 민속학자, 역사학자, 교육학자, 국어학자 등인데, 어느 누구도 제대로 해석을 못하고 변죽만 울리고 있는 것이다. 이 ‘설’의 의미는 우리 조상들이 즐겨 쓰던 옛말에서 찾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설’이란 말은 ‘살’에서 왔다. 그러나 ‘살’은 선학들이 풀이했거나 이야기한 것과는 다르고, ‘나이’나 ‘해’를 뜻하는 ‘살(歲)’에서 왔다는 이야기다. 남광우 편 ‘고어사전’을 보면 ‘설’의 뜻은 살(歲)이라고 돼 있다. 그 용례는 “세설 머근 손㎖스테 머기더니” “나히 다”서레”(五歲) “큰 아」통신 아홉서레 비치 內外그니” “세 서레 곧 능히 키우르}니” “닐굽설부터”(從七歲)라고 돼 있었다. 그러니 옛날에는 우리 선인들이 한 살, 두 살 하면서 나이를 셀 때, 한 설, 두 설, 세 설 했던 것이고, 그 설이란 바로 살(歲)을 의미했다. 한마디로 우리들이 해마다 세는 명절 ‘설’이란 말은 ‘나이’나 ‘해’를 뜻하는 살(歲)에서 왔다는 것을 천명해 두는 바이다.

원용우 한국교원대 명예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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