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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별세한 신영복 교수는 누구

입력 : 2016-01-16 01:11:22 수정 : 2016-01-16 0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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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별세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사진)는 생전 시대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하고, 이를 깊은 사색을 거쳐 자기 성찰로 승화한 지식인의 지표로 존경받았다. 반성이 희미해진 이 시대 신 교수의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따뜻한 인간애는 깊은 공감을 일으켰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27세부터 47세까지 20년간 옥살이를 하면서 펴낸 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동시대 아픔을 겪은 이들의 위안이자 심적인 지지대로 자리매김했다.

1988년 광복절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한 그는 이듬해 성공회대에 재직하면서 강연과 집필활동을 통해 물질적 성공과 실용 학문만 추구하는 세태를 점잖게 꼬집었다. 특히 인문학과 고전의 가치를 중시했는데, 신 교수가 감옥에서부터 천착한 동양 고전의 글귀와 해설을 담은 강독서 ‘강의-나의 동양고전독법’은 인문·고전분야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그가 2014년까지 성공회대에서 25년간 강의하면서 녹취한 원고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 펴낸 ‘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는 신 교수의 철학을 집대성한 책인 동시에 유작이 됐다. 이 책은 10만부 이상 팔리면서 진실한 담론과 지혜에 목마른 독자를 불러 모았다.

신 교수는 ‘처음처럼’, ‘더불어숲’ 등을 통해 정감 있는 한글 글씨를 쓰는 서화 작가로도 유명하다. 글자 하나하나가 마치 어깨동무를 한 듯한 그의 독특한 글씨체는 교도소 서예반 활동을 하며 터득한 것이라고 한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 특유의 통찰과 지혜를 담아낸 그의 서화 작품은 많은 이에게 평화와 생명, 공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는 평을 듣는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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