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소수 특권주의로 변질 ‘선거’ 대안찾기

입력 : 2016-01-15 19:38:57 수정 : 2016-01-15 20:03: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 지음/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1만3500원
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 지음/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1만3500원


“국민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데,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국민이 자유로울 수 있는 건 단지 의회 구성원을 뽑는 선거 기간뿐이다. 일단 의원이 선출되는 즉시 국민은 노예가 되어버린다.”

18세기 직접민주주의자이며 계몽주의 철학자인 루소의 말이다. 루소는 이미 선거의 허상을 꿰뚫고 있었다. 지금처럼 대의민주주의가 만개하지 않은 당시에도 이미 대의 선거 제도에서 일반 대중은 소외되었다. 문화사학자인 저자는 현행 민주 선거의 맹점을 지적하면서 그 대안을 모색한다.

선거란 본디 소수 엘리트들을 뽑아 국가권력을 쥐여주는 장치였다. 미국과 프랑스 혁명의 주도자들은 민중에게 권력을 맡기면 나라가 엉망이 되므로 똑똑하고 선택받은 소수가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대의제를 고안해냈다.

하지만 루소는 물론 아리스토텔레스, 몽테스키외는 이미 간파했다. 선거는 소수 특권주의와 금권정치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민 대중의 의사를 하나로 합치는 제도였던 선거가 속물적인 자본주의와 결합되면서 소수 엘리트의 정치적 입지를 보장해주는 제도로 변질됐다는 것.

저자는 대부분의 관직을 제비뽑기한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와 지도자를 제비뽑기한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 도시공화국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초 고대 민주주의는 우수한 사람을 뽑는 수단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반영하여 공동의 번영을 꾀하는 제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오로지 똑똑하고 우수한 사람만 뽑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저자는 “민주의 의미를 충실히 하기 위해선 시민들이 정치에서 멀어지게 해선 안 되며, 제비뽑기와 대의선거제의 결합이라는 유효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김신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