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의 ‘차세대 자동차 혁신 트렌드와 일본 산업의 대응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자동차산업이 이전 전자산업의 몰락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일본 전자산업은 1990년대 이전만 해도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으나 이후 장기불황을 맞아 IT 혁명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한순간에 시장 주도권을 상실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이 융합되는 미래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존 자동차업계는 대체로 인간 약점을 로봇 기술로 보완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과 로봇의 협력 모델을 지향하는데, 로봇 기술은 어디까지나 안전주행을 지원하는 보조자 역할에 국한한다. 비행기 자동운전 기능처럼 긴급사태 발생 시에는 인간 조종을 기본으로 한다. 최근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 테슬라도 이 부분에선 기존 자동차업계와 같은 입장이다.

애플은 자동차업계 진출을 공언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한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아무래도 아이폰 강점인 개인 휴대성과 콘텐츠 생태계, 디자인 등을 활용해 텔레매틱스 시장 선점에 주력하면서 자동차 분야로도 운영체제인 iOS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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