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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화합' 하라는 마지막 유지 잊지 않겠습니다

입력 : 2015-11-26 18:06:58 수정 : 2015-11-27 1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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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前 대통령 영결식… 서울현충원 안장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마지막 등원’이 된 영결식은 26일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칼바람 속에 엄수됐다. 갑자기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눈까지 내렸지만 고인의 마지막 길은 ‘통합과 화합’의 유훈으로 채워진 훈훈한 자리였다. 영결식 분위기는 엄숙하고 애통했으나 생전 김 전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 상영되자 좌중에는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화합의 마지막 배웅…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불참

‘의회주의자’였던 김 전 대통령이 9선 의원으로 약 40년을 보낸 국회의사당 앞에는 대형 영정사진이 놓였다. 아래로 태극문양을 만든 국화 수천 송이가 깔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이 26일 오후 국회 앞마당에서 눈이 내리는 가운데 엄수되고 있다. 이날 영결식에는 가족과 친지, 장례위원 2222명, 국가 주요 인사, 각계 대표, 해외조문 사절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영결식엔 고인이 여야를 넘나들며 한국 현대사를 이끌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듯 정파와 세대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추모객이 참석했다.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와 장례위원 2000여명, 해외 조문사절, 일반인 조문객까지 약 7000명이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 날씨가 워낙 추운 탓에 참석자는 예상보다 적었지만 담요와 손난로를 끌어안고 끝까지 남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참석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나란히 앉았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회호 여사는 불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회 영결식에 앞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다시 찾아 김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오른쪽에 김 전 대통령 영정사진이 놓인 운구차가 국회로 출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양 김(金)’의 정치적 동지인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도 같이 참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와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김덕룡 전 의원 등 상도동계 인사들이 앞뒷줄로 앉았다. ‘YS의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유족과 함께 맨 앞줄에 앉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새정치연합 손학규 전 고문 등도 눈에 띄었다.

◆눈물로 작별한 유족·동지… YS 2남3녀 모두 참석

김동건 아나운서의 개식 선언 후 정종섭 행정장치부 장관이 약력보고를 하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황 총리 조사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추도사가 뒤따랐다. 추도사는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눈물 짓게 했다. 김 전 의장은 고인의 민주화운동 동지로 상도동계 핵심이다. 처음엔 눈물을 눌러 참던 그는 “참으로 수고 많으셨다. 감사하다”고 작별인사를 건네는 대목에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지켜보던 김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를 비롯한 유가족은 물론 참석자 사이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분향하는 김 전 의장의 손은 파르르 떨렸다.

눈물의 추도사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26일 국회에서 엄수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전만 해도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질 만큼 거동이 불편한 손명순 여사는 휠체어를 타고 몇 겹의 옷을 두른 채 남편의 영결식을 지켜봤다. 손 여사 시선은 초점이 없었지만 영정 사진을 향하고 있었다. 그동안 공식석상에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장남 은철씨와 세딸 혜영, 혜경, 혜숙씨 등 2남3녀가 모두 참석해 손 여사 옆을 지켰다. 아버지의 오랜 참모였으나 구속으로 짐도 됐던 현철씨는 영결식 초반부터 눈물을 보였고 생전 영상이 상영되자 오열했다. 영결식의 숙연함도 정점으로 치달았다. “아무리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내 양심은, 마음은 전두환이 빼앗지는 못해”라는 고인의 욕성이 흘러나오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영상에 담긴 자료 화면은 유족이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족을 시작으로 헌화와 분향, 묵념이 진행됐다. 정의화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함께 분향했다. 마지막 쯤엔 고인의 생전 애창곡이었던 가곡 ‘청산에 살리라’가 울려 퍼졌다. 가족이 요청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 운구차는 1시간20분 짧은 ‘등원’을 마친 뒤 국회를 빠져나갔다.

◆여야 대표 소회 미묘한 차이

김 대표는 영결식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뿐 아니라 이승만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의 공을 높이 평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당신께서 평생 동안 온몸으로 싸워 이기신 민주주의가 지금 다시 흔들리고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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