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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편 "국정도서 개발 2년 소요" 적시… 시간 부족하다

입력 : 2015-11-04 18:52:42 수정 : 2015-11-04 23: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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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 65년사’ 분석 역사 국정교과서를 편찬하는 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공식 자료에서 국사를 비롯해 국정 도서의 개발에는 모두 2년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과 집필진 구성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세계일보가 2012년 국편이 발간한 공식 책자 ‘국사편찬위원회 65년사’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제3편 제1장 ‘국사교과서의 편찬과 역사교과서 검정’ 부문에서 국편은 그동안 국사교과서의 편찬과정을 소개한 뒤 국사교과서 편찬에는 2년이 소요된다고 적시했다.

국편은 책자에서 “국정 도서의 경우 그 개발에는 편찬계획의 수립에서부터 집필, 현장검증, 수정, 보완까지 총 2년의 기간이 소요된다”(298쪽·사진)며 구체적으로 △계획 위탁 △연구 집필 △생산 공급 3단계를 제시했다. 계획 위탁은 4단계, 연구 집필은 8단계, 생산공급은 4단계로 구분돼 국정 도서 개발은 총 16단계로 세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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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교육부 등이 2017년 2월까지 학교에 국사교과서를 배포하기로 예고했기 때문에 앞으로 개발에 남은 기간은 1년 4개월도 안 된다. 국편의 통상 국정도서 개발 기간 2년에 비해 8개월이 짧다. 이 기간 내에 16개 과정을 모두 소화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이 입수한 교육부의 지난 9월 ‘2015년 초등학교 1-2학년 국정도서 개발 기본계획’에 따르면 약 200페이지짜리 초등학교 1-2학년 국정 도서의 개발에 1년6개월이 걸렸다. 제7차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국사교과서는 400페이지 안팎으로 제작돼 초등학교 국정도서보다 2배 정도 양이 많고 실제 개발 기간도 2년 이상(1999∼2002년)이 소요됐다. 게다가 당시 교육과정에선 근현대사는 검인정제로 독립 교과서를 제작하게 돼 있어 부담이 덜했다. 이에 비해 정부가 이번에 1년 4개월 만에 국정 중·고교 국사교과서를 개발해 일선 학교에 배포하겠다고 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물리적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4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민주주의국민행동’ 등 진보단체 회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남제현 기자
강원대 역사교육과 류승렬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대다수 학자가 집필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더 긴 시간을 두고 쓴다고 해서 좋은 교과서가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라면서도 “집필 외에도 실험·수정, 인쇄, 교정 등이 모두 최소 몇 달이 걸리는 작업이어서 역순으로 보면 절대적 집필 기간은 몇 달에 불과하고 1년4개월이라는 것은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기간”이라고 지적했다.

1973년 이후 총 6차례 편찬된 역사 국정교과서 중 공식적인 기록상으로 현재까지 가장 짧은 기간 동안 편찬된 교과서는 1973년 유신 체제 하에서 발간된 국정 교과서다. 1973년 6월9일 문교부 편수국이 청와대에 보고한 ‘중·고교 국사 교과서 국정화’ 보고서에 따르면 1973년 6월23일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 뒤 1974년 1월1일~2월25일 인쇄·배본까지 약 8개월 동안 교과서 편찬을 마치게 돼 있다. 집필자 위촉(1973년 6월20일)에서 최종 편찬 심의회(12월1~5일)까지 실질적인 집필 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이번에 발간되는 국정 교과서는 공식 기록상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짧은 기간 내 편찬되는 것이 될 전망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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