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내년 더 어렵다는데 정부는 '장밋빛' 전망… 문제는

입력 : 2015-10-26 19:19:39 수정 : 2015-10-27 11:42: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16년 2%대 성장 전망 쏟아져
“내년 우리 경제는 더 어렵다.”

정부가 목표로 한 올해 3%대 경제성장이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내년 경제도 시계 제로다. 국내외 경제 관련 기관들이 한국의 2016년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내려 잡고 있다. 하향 조정 범위도 점점 커져 최근에는 2%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우리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쏟아진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여전히 3.3% 성장을 자신하고 있어 ‘나홀로 장밋빛 전망’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전 세계 경제연구소와 투자은행(IB) 등의 경제 전망치를 모아 매달 발표하는 조사기관인 ‘컨센서스 이코노믹스’의 10월 집계에서 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9%에 그쳤다. 이는 지난달 3.2%와 비교해 한 달 만에 0.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문제는 주요 국가의 하락치보다 우리나라의 하락폭이 크다는 데 있다. 이는 전 세계 교역 위축과 제조업의 부진 등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심상치 않은 추세다. 같은 기간 미국은 2.7%에서 2.6%로 낮아졌고, 중국(6.6%→6.5%)과 서유럽(1.9%→1.8%)도 0.1%포인트씩 하향조정됐다. 일본(1.5%→1.3%)은 0.2%포인트 낮아졌다.

블룸버그의 집계에서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9월 3.0%(가중평균치 기준)에서 이달 2.9%로 하락했다. 이달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에서 모건스탠리는 2.2%를 제시했고, BNP파리바는 2.4%, 노무라는 2.5%, ING는 2.8%, 골드만 삭스는 3.3%, BOA메릴린치는 3.4%로 각각 예상했다. 김경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다수의 투자은행들이 올해 2.7%와 내년 3.2%로 각각 제시한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을 낙관적이라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한국의 전망치 하락폭이 큰 이유는 무엇보다 수출에 있다. 올 한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은 수출은 내년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내년에도 대중국 상황이 그렇게 좋아질 것이란 예상을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경제성장률만 놓고 보면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李 노동 “노동시장 개혁 속도 낼 것”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동개혁 현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노사정 대타협 이후 40여일이 지났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앞으로 노동시장 개혁을 흔들림 없이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수출이 뒷걸음질치면서 우리 경제의 전체 성장에 기여하는 비율도 줄었다. 3분기 재화 및 서비스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출이 분기 성장률을 0.1%포인트 갉아먹는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재화 수출의 성장 기여도만 분리해서 보면 -0.6%로 더 나쁘다.

내수쪽도 그다지 좋지 않다. 올해 말로 경기부양과 내수진작효과가 사라져 내년 소비가 뚝 떨어질 것이라는 ‘소비절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 3%대 달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 4.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성장률은 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수치로, 내년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1%로 잡으면 경제성장률은 3.2%라는 뜻이다.

정부의 전망과 달리 주요 기관들의 내년도 전망치 하향조정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세입결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전직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낙관적인 전망을 하다 보면 결국 세입에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경제상황이 안 좋은 만큼 보수적인 전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