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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 프로야구 기록지도 한글화하자

입력 : 2015-10-08 20:11:41 수정 : 2015-10-09 02: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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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은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569돌째 맞는 한글날입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국경일로도 지정됐습니다. 정부나 기업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영어나 한자를 점차 한글화하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추진한 민법 개정안이 지난 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의결 절차만 남았습니다. 법조문 전체를 한글로 표기하고, 뜻이 혼동될 우려가 있는 단어는 한자를 병기했다고 합니다.

프로야구 공식 기록지. 양식과 기록 등이 한자로 표기돼 있다.
그런데 아직도 스포츠계에는 한자로 도배된 곳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프로야구입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입니다. 야구 기록지만 보면 그날의 경기 외적 환경과 출전 선수, 활약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는 경기 끝나고 기자들에게 당일 경기 공식 기록지를 배포합니다. 그런데 기록지를 살펴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기록지인데 대부분 한자 일색이라는 것입니다.

최형창 기자
기록지는 양식부터 한자입니다. 타수, 득점 등 각종 용어가 ‘打數’, ‘得點’으로 돼 있습니다. 외국어인 홈런만 한글 표기입니다. 기록원이 기록지에 쓰는 글자도 대부분 한자입니다. 순우리말 이름의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표기할 때만 한글로 작성합니다. 반면 프로축구나 프로농구 등 다른 프로스포츠 기록지 양식과 이름은 대부분 한글입니다.

KBO에 기록지 작성 관련 규정은 없습니다. KBO 관계자는 “프로 출범 당시부터 한자로 써서 관례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LG 이병규처럼 한 팀에 동명이인 선수가 있을 경우 한자로 쓰면 구분하기 쉽다는 의견은 인정합니다. 기록지 안에 경기의 모든 상황을 다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한자가 의미 전달을 명확하게 하는 점도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명실상부 국민의 스포츠입니다. 한글로 써도 의미 전달이 충분할 텐데 굳이 한자를 고수할 이유가 있을까요. KBO 측은 “점차 한글화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고 해명합니다. 기록원이 한자로 작성하는 것까지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KBO에서 공식적으로 만드는 기록지 양식은 다음 시즌부터라도 한글화하면 어떨까요.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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