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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방문우대카드로 카지노 고객 모집 '망신'

입력 : 2015-10-04 18:48:38 수정 : 2015-10-05 07: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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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자회사인 GKL
‘한국방문우대카드’ 제휴
中서 불법인 카지노 모객
직원 7명 체포… 외교문제로
정부가 돈 많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발급한 ‘한국방문우대카드’의 제휴업체로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카지노 업체를 포함시킨 데 이어 이 회사가 중국에서 불법인 카지노 고객 모집 행위를 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인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문제의 카지노업체는 직원들이 중국에서 불법 호객행위를 하다가 현지 사법당국에 적발돼 외교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4일 정부와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공동으로 지난해 4월 한국방문우대카드 제도를 도입했다. 외국인 전용 VIP체크카드인 이 카드는 우리은행이 발급을 대행하면서 중국 경제인과 부자 관광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 카드는 중국 돈 30만위안(약 5500만원)을 예치하면 발급되며 이용자들은 복수비자 발급 등 한국 출입국 시 편의 제공, 10여개 국내 제휴업체 이용 시 할인 및 VIP우대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유명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 성형외과 등이 참여한 제휴업체에는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포함됐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도박은 물론 도박을 권하는 행위도 불법이다.

특히 중국 시진핑 주석은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중국인들의 해외 카지노 여행 규제에 나섰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 측은 카드 도입 당시부터 GKL이 제휴업체 중 하나임을 홍보했고, GKL은 직원들을 중국에 파견해 모객 활동을 벌였다.

법무부와 문체부 측은 각각 “(카드 소지자에게)비자발급 편의를 봐주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거나 “중국 현지 카드 판촉과 발급은 우리은행 소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고객 유치활동을 하던 GKL 직원 7명 등 국내 카지노 업체 직원 14명이 현지 공안에 도박 알선죄 등으로 체포돼, 2명은 한국으로 강제 출국됐고 12명은 현지 구치소에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GKL은 법무법인 화우와 법률자문 계약을 맺고 현지 공안당국과 교섭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GKL 임병수 사장은 지난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름대로 중국 현지 법에 위반되지 않게 최대한 노력했는데 송구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사실상 정부 산하기관이 중국 정부의 도박 엄단 방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카지노 돈벌이에 급급하다 외교 문제를 자초한 셈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조정식 의원은 “공기업인 GKL 직원이 외국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국가적 망신”이라며 “중국 정부가 해외 카지노업체들의 중국 현지 모객행위 단속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국 간 외교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중국 정부가 카지노 도박을 엄중하게 생각하는 점 등을 감안해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지난달 GKL을 카드 제휴사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도 이에 대해 “해당 부서를 통해 문제를 검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정선형·김민순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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