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국방문우대카드' 카지노 마케팅 논란

입력 : 2015-10-04 18:49:30 수정 : 2015-10-04 23:01: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中 실정법 어겨가며 도박 관광객 유치… ‘한국 망신 카드’
정부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며 발급한 ‘한국방문우대카드’ 제휴사에서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제외한 것은 ‘뒷북행정’의 전형으로 꼽히기에 충분하다. 중국이 도박 등 사행산업에 매우 엄격한 사회주의국가임을 잘 알면서도 굳이 정부 출자기관인 GKL을 카드 제휴사에 끼워넣어 카지노 이용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한국의 국격만 떨어뜨린 꼴이 됐다. 최근 중국인을 상대로 한 무분별한 ‘성형관광’ 판촉이 물의를 빚은 사태와 맞물리면서 “관광객 유치도 좋지만 나라의 품위를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인 유치에 사활 거는 국내 카지노업계

4일 새정치민주연합 조정식 의원실에 따르면 GKL은 2012년 4936억원, 2013년 5538억원, 2014년 53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GKL이 서울에 2곳, 부산에 1곳을 각각 운영하는 ‘세븐럭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으로 우리 국민은 입장할 수 없다. 카지노업계는 GKL이 연간 매출액의 34∼35%, 액수로는 1800억원 이상을 중국인 고객들에게서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GKL은 ‘중국마케팅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8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GKL은 지난 3년간 중국인 VIP 고객 등 유치를 위한 경품행사에 무려 433억원을 썼다. 까르띠에, 롤렉스 등 최고급 시계와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가방, 값비싼 백화점 상품권 등이 경품으로 제공됐다. 경품행사 횟수는 2013년 106번, 2014년 122번이었고 올해는 6월까지 96번의 행사를 치르며 1회당 약 1억3000만원을 지출했다. GKL이 카지노업계의 ‘큰손’인 중국 유커들을 잡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여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인이 해외에서 카지노를 이용하는 것이야 상관없지만, 외국인이 중국 내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카지노 모객행위를 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형법과 치안관리처벌법을 통해 도박을 엄중히 단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지노업체들의 중국 내 마케팅 단속 강화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선 뒤 ‘부패 척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번에 중국 공안이 GKL 직원들을 대량으로 체포한 것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 카지노업체들의 중국 내 마케팅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벌인 일종의 경고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외 카지노 판촉활동 단속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한국방문우대카드 제휴사에서 GKL을 제외하고 카드 혜택에서 카지노 이용을 뺀 것은 비록 뒤늦은 조치이긴 하나 올바른 방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광객 유치도 좋지만 상대방 국가의 엄연한 실정법을 어겨가면서까지 모객행위를 하는 것은 국가 간 예의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장병권 호원대 교수(호텔관광학)는 “외국인 우대카드를 발급하려면 관광 분야에 초점을 맞춰 재방문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지 뻔히 부작용이 우려되는 카지노 같은 곳을 택했다면 당연히 재고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한국에 오는 중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여행비의 34%가량을 카지노 같은 게임에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게임 말고 더 나은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 보여주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반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형관광’도 부작용 심각… “발상 바꿔야”

한국을 방문해 성형수술을 받았다가 부작용이 발생한 중국 여성들이 최근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들 앞에서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국내 의료진을 상대로 “양악수술 부작용으로 아래 턱이 함몰됐다” “쌍꺼풀 수술을 했다가 눈 모양이 비대칭이 돼 고통을 겪고 있다” 등 강력한 항의를 제기했다.

이른바 ‘성형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은 한국인이 낀 브로커 조직을 통해 성형외과를 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는 중국인들을 특정 성형외과에 몰아준 대가로 거액의 알선수수료를 챙긴다. 성형외과들이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중국인 환자를 상대하다 보니 수술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예견된 사고’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중국인은 일단 본국으로 돌아가면 부작용에 대한 법적 분쟁절차를 밟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성형이 늘어나는 이상 부작용 사례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관광한국’의 이미지에 흠집이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훈·정선형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