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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마을 덮친 산사태… 400여명 사망·실종

입력 : 2015-10-04 19:45:22 수정 : 2016-06-27 15: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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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참극… 수년래 중남미 최악 자연재해 우려 “희망의 끈을 결코 놓지는 맙시다.”

윌리엄스 만실라 과테말라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대형 산사태 피해 규모를 발표하면서 국민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중미 대표적 빈국인 과테말라에서는 지난 1일 밤 수도 과테말라시티 인근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의 한 마을을 덮친 산사태로 최소 86명이 사망했다. 마을 주민 약 350명이 깊이 15∼20m 토사에 깔린 채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테말라 당국은 골든타임(사고 발생 후 72시간) 내 매몰자들을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악천후가 여전한 데다 2차 피해도 우려돼 수색작업은 더디게 진행 중이다.

대형 산사태가 발생한 과테말라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의 한 마을에서 3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진흙더미를 헤치며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신화연합뉴스
주요 외신에 따르면 1일 밤 늦게 과테말라시티로부터 동남쪽으로 15㎞ 떨어진 엘 캄브라이 마을에 산사태가 발생했다.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마을 뒷산이 순식간에 무너져 마을 120여가구를 덮친 것이다. 한 주민은 “굉음과 함께 토사가 쏟아지면서 전기가 끊어지고 암흑천지로 돌변했다”고 말했다.

이곳은 2009년 정부가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해 주민들의 이주를 권고한 지역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지역민 750여명 대부분은 마땅히 이사할 곳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거주해 왔다.

당국은 사고 발생 이틀째인 3일 현지 주민과 자원봉사자, 군인, 소방대원 1800여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어린이 17명을 포함해 최소 86구의 시신만 수습한 상태다. 토사에 묻힌 집 속에서 ‘살아 있다’는 가족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주민도 나타났으나 과테말라 구조당국은 2차 피해를 우려해 굴착기 등 중장비 투입을 제한했고 자원봉사자들의 접근도 막았다. 통상적으로 산사태 사고의 골든타임은 72시간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산사태가 최근 수년래 중남미 최악의 자연재해 사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국은 3∼4일 비가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보되자 주민 400여명을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시켰다.

당국이 악천후를 핑계로 사실상 구조작업을 포기했다는 말도 나온다. 과테말라 당국은 2005년 10월5일 과테말라시티로부터 서쪽으로 140㎞ 떨어진 파나바흐 마을(1000여가구 거주)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구조는커녕 시신 70여구만을 발굴했다. 사고 발생 5일 뒤에는 위생 문제 등을 이유로 재해지역 일대를 공동묘지화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과테말라에는 이번 재해 수습을 진두지휘할 정치주체도 없는 상태다. 토 페레스 몰리나 전 대통령은 지난달 뇌물수수 혐의로 사퇴해 재판을 받고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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