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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국 CEO도 고개 돌리는 한국식 노동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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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18 22:11:10 수정 : 2015-09-18 22: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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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강성 노조를 향해 통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제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좌담회에서 이들이 지적한 폐해는 후진 노동문화 그 자체였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노조원이 야구방망이를 들고 사무동에 난입해 기기를 때려 부쉈다. 전 세계에서 이런 관행이 존재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GM이 본사를 둔 30개국 중에서 매년 임금교섭을 하는 곳은 한국뿐”이라며 “5년간 임금이 50%나 올랐다”고도 했다.

외국 CEO들은 뻣뻣한 노조의 등쌀에 투자를 접은 사례까지 공개했다. 에이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는 “2010년부터 매년 1억달러 정도를 투자하던 회원사가 노조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부터 투자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시탁 전 파카코리아 대표 역시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으로 한때 한국 철수를 검토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런 노동관행은 기업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틀어막는 주범이다. 외국 기업마저 고개를 돌리는 기업 환경에서 투자의 보따리를 풀 기업인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들의 하소연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투적 노동문화의 단면이다. 이들의 지적대로 기업 사정은 개의치 않고 내 월급만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노조원들이 적지 않다. 그 결과가 기업 경쟁력 추락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3대 주력업종에서 한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일본을 이미 추월한 상태다. 4년 연속 파업을 준비 중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매출액 대비 임금비중은 지난해 14.6%로 일본 도요타(7.8%)와 독일 폴크스바겐(10.6%)보다 훨씬 높다. 반면 연구개발(R&D) 비중은 이들 경쟁사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사라지지 않는 한 기업의 경쟁력은 나아질 수 없다.

외국 CEO들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현재 추진 중인 노동개혁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노동계만 한사코 반대한다. 민주노총은 노동개혁에 반발해 23일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유시탁 전 대표는 “노조의 강성 투쟁은 노사 모두에게 ‘루즈(lose)-루즈(lose)’”라고 진단했다. 노동계는 기어이 국가 경제를 파탄으로 모는 ‘루즈의 길’로 가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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