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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상에 '신(新) 결혼 풍속도'를 가늠케 하는 사연들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2008년 개봉한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감독 정윤수)는 자유로운 연애관을 가진 여주인공 인아(손예진 분)가 현재의 남편 덕훈(김주혁 분) 외에 다른 남자 재경(주상욱 분)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면서 '이중 결혼생활'을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명 소설을 극화한 이 영화는 파격적인 스토리로 개봉하자마자  대중의 이목을 끌었고, 당시 결혼관계에 있어 달라진 여성의 위치나 결혼제도 자체의 모순 등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영화나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도 존재한다면?

지난 5월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채 딸을 낳고 집을 나가 버린 아내를 추적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A씨는 2007년 아내 B씨와 결혼했고, 1년 만에 B씨는 딸 C를 낳았다. A씨와 B씨는 둘 다 이혼한 후 만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을 채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아내 B씨는 결혼 3년 만에 어린 딸을 두고 집을 나가 버렸다.

A씨가 B씨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것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아내는 아이를 임신했으면서도 단 한 번도 산부인과 병원에 가지 않았고, 딸도 집에서 낳았다. A씨가 119를 부르자 기어코 응급차에 타지 않아 A씨가 직접 딸을 받았다.

알고 보니 B씨는 전 남편과 여전히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A씨는 B씨가 법적으로 다른 남자의 아내였고, 각기 성이 다른 4명의 자녀를 더 두고 있음을 알고 경악했다. B씨는 이혼이 처리된 줄 알았다고 말했지만, 제작진 인터뷰 결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A씨와 결혼한 사실을 인정했다.

더 큰 문제는 딸 C가 호적에 입적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졸지에 미혼부가 된 A씨는 우리나라 가족법상 C가 '혼외자식'으로 분류돼 자신의 호적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한탄했다.

'사이버상' 불륜 논란도 고개를 들었다. 아내가 온라인 게임에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는 한 남성의 주장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됐다.

'33세 직장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은 지난 5월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아내가 온라인 게임에서 결혼을 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자신의 아내가 '사이버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과 딸을 두고 있고, 서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밸런테인데이 등 기념일도 챙긴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글은 게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신개념 불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글쓴이는 전업주부인 아내가 취미로 온라인 게임을 하는데 얼마 전 좋은 아이템을 얻었다고 자랑하기에 들어가봤더니 "우리 여보 축하해~"라는 쪽지가 와 있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어 "아내가 게임에서 다른 유저랑 결혼을 했고 심지어 결혼반지에 아들·딸까지 있다고 하더라"라며 어이없어 했다. 그럼에도 아내는 "당신 질투하는 거냐"라며 웃어 보였고, 글쓴이는 "내가 이해심이 부족한 것이냐"며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해당 글이 올라오고 얼마 후 같은 아이디로 남성의 글이 올라왔다. 이 남성은 "카톡까지 주고 받는 건 그냥 인터넷상의 관계는 아닌 것 같다"며 결국 아내에게 사이버 남편과의 관계를 청산하라고 요구했다.

그의 말을 들은 아내는 게임 페이지에서 사이버 남편과 아들, 딸의 프로필을 보여줬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프로필을 본 남성은 또 한 번 충격에 휩싸여야 했다. 알고 보니 아내의 남편은 여중생, 딸은 남중생, 그리고 아들은 여대생이었다는 것.

그는 "몇 시간 전만 해도 몽둥이 들고 찾아 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쓸데없이 진을 뺐다"며 "아내의 게임남편이 인천에 살고 있다고 하는데 밥 한 끼 사주려고 드라이브 겸 갔다 오겠다"며 글을 마쳤다.

결국 아내의 '게임 남편 논란'은 훈훈하게 마무리됐지만, 온라인상에는 "사이버 세상에서의 불륜 문제를 그냥 웃고 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며 경각심이 일었다.

김정민 기자 n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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