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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300여년전 에도시대와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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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03 20:09:43 수정 : 2015-09-03 16: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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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후현으로의 시간여행…
기후현 시라카와고 역사마을.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기도할 때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는 자세에서 비롯된 ‘갓쇼즈쿠리’는 독특한 가옥 양식으로 유명하다. 눈 덮인 겨울철에 보면 동화 속 한 장면과 같아 관광객을 매료시킨다.
일본 기후현을 다녀왔다. 기후는 도쿄와 오사카 가운데 위치한 현으로, 혼슈 정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에게는 그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일본 옛 모습을 간직한 히다다카야마(飛?高山)와 세계유산인 시라카와고(白川鄕)를 품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행의 안내를 맡은 기후현청 관광국 직원 와타리 도모코는 “삼림이 지역의 5분의 4를 차지할 정도의 광활한 자연에 정감 넘치는 옛 마을들은 누구나 삭막한 도심의 삶에 지쳤을 때 찾고 싶은 ‘마음의 고향’ 같은 지역”이라고 기후현을 설명했다.

기자 일행이 아이치현 나고야 주부공항에 내려 버스로 2시간가량을 달려 찾은 곳은 에도시대(1603∼1867)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마고메주쿠(馬籠宿) 마을. 나가노현의 쓰마고주쿠(妻籠宿)와 함께 일본에서 대표적으로 에도시대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나카쓰가와시에 있는 이곳은 방문객이 300여년 전 에도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지방 영주인 다이묘가 에도로 갈 때 지나던 나카센도(中山道)의 67개 숙박촌 중 하나(47번째)로 당시 모습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이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에도시대에는 쇼군이 살던 에도와 지방을 연결하는 많은 길(驛路)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중부 산악 도로인 나카센도에는 69개 역참(驛站)이 있었다. 역참은 관리들이 말을 바꿔 타거나, 장사꾼 또는 연락을 전하는 사람들이 중간에 묵어가던 곳이다. 이 길들은 메이지 유신 이후 잊혀졌고, 역참으로 번성했던 마을들도 그 기능을 잃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에도시대 거리를 보전해야 한다는 인식들이 확산하면서 이곳 나카센도 길과 역참 마을도 복원사업으로 새롭게 조성된 것이다.

게로(下呂)온천도 여행객들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히다강이 흐르는 지역에 위치한 게로온천은 효고현의 아리마(有馬), 군마현의 구사쓰(草津)와 더불어 일본 3대 명천(名泉)으로 불린다. 알칼리성 단순 온천으로 류머티즘, 운동기능 장애, 신경증, 신경마비, 병후 회복, 피로 해소와 미용이나 건강 증진에도 효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온천타운인 만큼 료칸 등 숙박시설에서는 온천을 즐길 수 있다. 기자 일행도 온천을 체험했다. 온천탕에 몸을 담그자 미끈미끈한 온천이 온몸을 마사지하는 듯하다. 20여분 온천탕에 있다 밖으로 나오니, 플라세보 효과일까 금세 기분이 상쾌해졌다. 깔끔하게 정돈된 온천거리의 도로 하수관 뚜껑이나 입간판에서는 개구리 그림이 자주 목격된다. 게로 지역의 상징물이라고 한다. 개구리 울음소리를 흉내낸 일본어가 ‘게로게로’여서 개구리가 게로의 상징물이 됐다고 한다.

기후 여행 이틀째. 서북부 하쿠산 기슭에 있는 시라카와고를 찾았다. 푹푹 찌는 무더운 날이었지만 일본인뿐 아니라 가족 단위 서양인들도 곳곳에서 목격될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다. 이곳의 전통가옥 ‘갓쇼즈쿠리(合掌造り)’가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관광지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117채의 가옥과 7개의 부속 구조물. 대형 목조주택 갓쇼즈쿠리의 특징은 경사가 45∼60도에 이를 만큼 가파른 초가지붕이다. 잦은 폭설로부터 지붕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런 집을 만들게 됐다. ‘갓쇼’는 기도할 때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는 자세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언덕 위에서는 마을 전경을 시원스레 내려다볼 수 있다. 누가 봐도 “참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최근 공주·부여·익산지역이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만큼 이곳 관계자들이 와서 배워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눈 덮인 겨울에 온다면 동화 속 한 장면이 따로 없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낼 듯하다. 

오후에 찾은 히다 다카야마와 후루카와 마을 풍광도 오래 기억되는 곳이다. 1000여마리 오색 잉어가 뛰어노는 세토가와강과 일본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옛 성읍 마을은 관광객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마을주민이 이곳 명물인 잉어를 보살피며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든 곳이다. 
 
 
히다 양조장.

히다규(飛?牛)는 잊을 수 없는 맛이다. 히다 분지에서 평화롭게 자란 히다 소를 엄선해 시장에 내놓는 히다규는 알맞은 마블링과 부드러움, 녹는 것 같은 식감이 일품이다.
다카야마 히다구.

기후=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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