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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말레이… 동지서 적이 된 前·現 총리

입력 : 2015-08-31 20:26:06 수정 : 2015-08-31 20: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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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반정부 시위싸고 갈등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 53년 만에 최대 정치 위기를 맞았다. 특히 수십년에 걸쳐 돈독한 사제(師弟)로 통했던 두 전·현직 말레이시아 총리마저 작금의 정치·경제 위기를 놓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양상이다.

말레이시아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7000억원대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나집 라작(62) 말레이시아 총리는 31일(현지시간) 라디오와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독립기념일 연설을 통해 대통합을 역설했다. 나집 총리는 이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독립 53주년 기념식에서 “말레이시아 안팎의 세력이 우리가 지난 수십년간 이룩한 것들을 파괴하거나 훔치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집 총리의 이날 발언은 마하티르 모하마드(90)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전날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진정한 ‘피플파워’를 보여달라”고 촉구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NST는 해석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지난 29∼30일 말레이시아 시민사회단체 연합체인 ‘베르시 2.0’이 개최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약 2만5000명 참석 추산)에 참석해 “위대한 국민들은 더 이상 부패한 지도자를 원치 않는다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사실상 정권퇴진 운동을 촉구했다.

권력 앞에선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2003년 각종 독재·부패 스캔들로 물러났으나 말레이시아 집권당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를 통해 막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2008년 총선에서 집권당이 안정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이듬해 4월 당시 나집 부총리를 총리 자리에 앉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부패일소 시위 물결을 그간 나집 총리의 거듭된 개혁조치에 노심초사하던 기득권층의 반격으로 보고 있다고 캐나다 글로브앤드메일은 전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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