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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남북 8·25합의 결실로' 발언의 의미

입력 : 2015-08-28 18:46:31 수정 : 2015-08-28 19: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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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국면 중시 의지… '先 천안함 사과' 南요구 수용 관건 “운명적 시각에 화(禍)를 복(福)으로 전환시킨 이번 (8·25)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가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발언을 통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게 당분간 남북대화 국면을 이어가자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남북 고위급 접촉을 긍정 평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구체적인 회의 개최시점을 밝히지 않았으나 기존 관례로 볼 때 보도 전날인 27일 열린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김정은 직접 나서 남북 합의 이행 강조


조선중앙통신의 28일 보도에서 드러난 김 제1위원장의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발언은 북측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8·25 남북 합의를 강조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는 8·25 남북 합의 주역인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당 정치국 상무위원, 25일)에 이어 김양건 당 중앙위 대남비서(27일)의 8·25 남북 합의 이행 강조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북측이 8·25 남북 합의를 계기로 조성된 남북대화 국면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조선중앙통신 보도에는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건에 대해 김 제1위원장이 조작 운운한 내용이 없었다. 김 제1위원장이 회의에서 조작 발언을 안 했을 수도 있고, 조작 발언을 했으나 보도를 안 했을 수 있다. 두 경우 모두에서 남측을 자극해 북측의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의심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는 외교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북한이 남북대화를 고리로 유리한 대외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남북대화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경제협력과 같은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선(先) 천안함 사건 사과·후(後)5·24 대북제재 해제라는 전제조건을 북측이 총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9월 말까지 일단 이산가족 접촉이나 당국자 회담에 나서고 10월10일 당 창건일에 즈음해서 장거리미사일을 쏘지 않을 가능성도 함축하고 있다”며 “그러나 결국 5·24 제재조치 해제와 대대적인 대북 지원이 없으면 남북관계 개선은 없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중앙군사위원 개편 엇갈린 해석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일부 당 중앙군사위원 해임 및 임명’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의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예상밖 후폭풍을 불러온 지뢰 매설·폭발 책임자를 처벌했다는 인책론과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숙청에 따른 단순 조직 재정비라는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고위급 접촉에서 북측이 지뢰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김정은의 입장에서 처절한 패배를 했다는 인식과 다름없다”며 “김정은은 즉흥적이고 과격한 성격상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지뢰폭발 사건 지역을 담당하는 북한군 2군단장, 6사단장, 15사단장은 중앙군사위원급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군사위원이자 대외정보 및 공작 총책인 김영철 군 정찰총국장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반면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제1위원장은 자신이 군사 위기 상황을 평정해 한반도 평화를 되찾았다고 강조하고 있어 문책성 인사로 중앙군사위를 개편했을 가능성은 낮다”며 “그보다는 박영식이 신임 인민무력부장에 오른 것이 확인됐듯이 기존에 단행 인사를 제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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