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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그토록 바라던 소방공무원 됐는데…

입력 : 2015-07-02 19:16:17 수정 : 2015-07-03 07: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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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된 공무원들 안타까운 사연…부친 中 사고로 숨진 다음날 최종 합격 아들 ‘통한의 눈물’
생전 선행 뒤늦게 알려지기도
“하루만 더 기다려 주시지….”

중국 연수 중 사고로 숨진 공무원들 중 일부가 그토록 바랐던 아들의 공무원 합격소식을 끝내 듣지 못하거나 남몰래 봉사활동을 해온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인천시 서구 한금택(55) 노인장애인복지과장은 하루 차이로 아들의 공무원 합격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한 과장의 둘째아들(24)은 2일 어머니와 함께 사고 현지로 가기 위해 인천시청을 방문했다가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의 최종합격 사실을 알게 됐다. 아들은 아버지의 영전에 눈물의 합격증서를 올리게 됐다. 아들은 “하루만 더 기다려 주시지…”라며 ‘합격 소식’을 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한 과장의 공직생활도 한편의 드라마였다. 1985년 지금은 다소 생소한 ‘필경사’ 업무를 맡는 일용직으로 공직사회에 발을 들여놨다. 필경사는 컴퓨터가 나오기 전 글씨를 잘 쓰는 이들이 주로 맡는 일이다. 한 과장은 이후 1990년 일반행정 9급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고 공직에 입문한 지 27년 만인 2012년 2월 꿈에도 그리던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사무관 승진 후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청라1동 주민지원센터 동장으로 부임한 뒤 2년 동안 주민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한 과장은 지난해 8월 서구 노인장애인복지과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정년퇴임을 5년 남겨두고 참변을 당했다. 서구 노인장애인복지과의 한 직원은 “조용한 성격에 책임감이 강하셔서 어떤 어려움에 닥쳐도 직원들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으셨다”고 울먹였다.

부산시 교육협력담당관실의 김태홍(55) 사무관도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청렴한 공복으로 항상 어려운 이웃과 함께했다. 올해 공직 입문 27년차인 김 사무관의 공직생활은 청백리 그 자체였다. 부산시 인사평가팀 관계자는 “김 사무관은 공무원으로서는 가장 받기 어려운 ‘청백봉사상’을 10년 전인 2005년 수상했다”며 “일선 구청에서 공무원을 시작한 그가 시 본청으로 전입한 뒤 2000년 초부터 5년 동안 경제업무를 맡으면서 손수건 한 장 받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업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지난 5년 동안 사비를 털어 남몰래 봉사활동을 해온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휴무일에 부산 북구 소재 한 복지회관을 찾아 직접 야채를 썰고 국수를 삶아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인천·부산=이돈성·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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