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에 흩어져 있는 5만원권 지폐들. 길가던 행인들이 힘을 합해 이를 고스란히 주인품에 돌아가게 만들었다. |
2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일 오후 10시 22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의 모 모텔 앞 거리에서 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길바닥에 A(57)씨가 쓰러져 있고 주변에 5만원권 112장이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날 A씨는 이날 사업차 광주를 방문, 지인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을 받은 뒤 함께 술을 마신 뒤 숙소를 찾다 술기운을 이기지 못해 길거리에 주저앉았다.
그때 상의 호주머니에 넣어둔 돈이 빠져나와 길거리에 나뒹굴게 됐다.
이를 목격한 신모(54)씨 등 시민 4명은 혹시 다른 이들이 흩어진 돈을 가져가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며 A씨를 에워싼 채 경찰에 신고했다.
그 덕에 A씨는 5만원짜리 단 1장도 잃어버리 않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돈을 회수해서 보관한 뒤 이날 맑은 정신으로 경찰서를 찾아온 A씨에게 되돌려줬다.
A씨는 광주시민들의 마음씨에 연거푸 고개를 숙이며 감사했다.
지난해 연말 홍콩에선 현금 수송차량에서 흘린 22억원을 홍콩 시민들이 몰려들어 다 집어 가버렸다.
또 지난해 12월29일엔 대구에서 정신이 온전치 못한 20대가 "내가 돈을 갖고 있는 사실을 사람이 알면 죽일 것 같다"며 할아버지가 물려준 5만원권 160장(800만원)을 길바닥에 모두 뿌렸다.
할아버지가 고물을 수집하면서 아픈 손자를 돈을 남겼다는 사연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주운 현금을 경찰에 반납한 바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광주 서부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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