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한·중 FTA 정식 서명을 위해 방한한 가오 부장 일행을 청와대에서 접견한 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친서를 통해 “한·중 FTA는 양국 기업과 국민에게 폭넓은 기회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가오 부장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FTA가 동아시아와 아태 지역의 경제 통합화, 더 나아가 세계 경제 발전에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한·중 FTA는 국회 비준동의 등 국내 절차만 남게 됐다. 양국 간 관세철폐로 국내총생산(GDP) 12조달러의 거대시장이 탄생하는 것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 부장이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서 본 협정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중 FTA가 발효되면 10년간 실질 GDP는 추가로 0.96%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은 5년간 56억3400만달러 개선되며, 고용은 5만3805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후생은 한·중 FTA로 국민이 실질적으로 누릴 혜택을 말하는데, 한·중 FTA가 발효되기 전에 소비한 물건들을 FTA 발효 후 소비했을 경우 남는 돈이 얼마인지를 따진다. FTA 발효 후 5년간 국민이 56억3400만달러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패션, 화장품, 생활가전, 고급식품 등 수출확대 기대
한·중 FTA가 발효하면 우리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패션·화장품·생활가전·고급식품 등 주요 소비재 품목의 수출이 확대되고, 한류와 연계한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 제품 수출 가능성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를 통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FTA 허브로 부상, FTA를 활용하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 및 중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맥주업체가 중국 진출을 위해 전북 익산에 맥주공장을 건설하는 등 ‘글로벌→한국→중국’으로 이어지는 수출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 중국 식품기업이 우리 기술력과 결합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중국→한국→중국’의 역수출 루트로의 활용도 점쳐진다.
정부는 양국 국민과 기업이 FTA 혜택을 조속히 누릴 수 있도록 가급적 빨리 한·중 FTA 발효를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2∼3일 안에 한·중 FTA 비준동의안을 영향평가 결과와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등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중 FTA는 양국이 국내 절차를 마무리했음을 서면으로 통보하는 날부터 60일 후 또는 양국이 합의한 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