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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두 살 아기와 청소부의 우정…'아저씨는 내 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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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31 10:35:15 수정 : 2015-05-31 10: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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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동부지역의 작은 마을에 사는 디콘(2)은 항상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매주 금요일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친한 친구인 오디가 집 근처를 지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오디는 디콘이 사는 집 쓰레기를 책임지는 청소부다. 그는 쓰레기 수거차량을 끌고 동료와 함께 여러 동네를 돌아다니며, 매주 금요일은 디콘이 사는 집 근처를 지난다. 이들은 서로 만나면 주먹을 살짝 부딪치는 방식으로 ‘남자’만의 인사를 나눈다.


디콘의 엄마 섬머는 아들이 청소부와 친하게 지낸다고 해서 결코 뭐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디콘의 사회성과 밝은 성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 오디가 아들과 즐겁게 인사하는 것을 만류하지 않았다. 섬머는 오디가 어린 아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줘 고마워하는 눈치다.

“저기 와요! 오디의 차가 와요!”

금요일 오전, 오디의 수거차량이 멀리서 오는 걸 보는 디콘은 제자리에서 방방 뛴다. 어리고 아직 세상이 뭔지는 몰라도 디콘에게 오디는 세상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다. ‘절친’이 청소부여서일까? 디콘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도 쓰레기 수거차량이다.


그러나 디콘은 오디와 곧 이별해야 한다. 디콘의 동생이 태어날 예정이어서 그의 가족들이 좀 더 큰 집으로 이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콘의 가족이 새롭게 이사할 집은 오디의 담당구역이 아니다.

이에 두 모자(母子)는 이별을 앞두고, 오디를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작은 바구니에 오디의 이름표를 붙인 뒤, 각종 생활용품을 담았다. 바구니에는 디콘의 그림이 그려진 편지도 들어 있었다. 섬머는 오디의 동료를 위한 선물도 마련했다.

섬머는 오디에게 매우 고마워했다. 그는 “우리 아들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첫 번째로 사귄 친구가 오디”라며 “오디는 아들에게 ‘우정’이 무엇인가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섬머는 “아들과 오디가 헤어지는 날이 올 줄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슬퍼했다.


이사하기 전 마지막 금요일, 섬머는 오디가 집 앞에 도착하자 디콘과 큰딸 등을 함께 서게 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오디에게 선물을 건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선물을 받아든 오디는 함박웃음을 지었으나, 이내 디콘과의 마지막 인사를 슬퍼했다. 그는 “사실 디콘이 나를 그렇게나 좋아하는지는 몰랐다”며 “이제야 그 느낌이 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주 금요일 디콘과 인사하던 때를 그리워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섬머는 곧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오디’라고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디콘이 매일 동생의 이름을 부르면서 인생 첫 번째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ABC 영상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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