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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 "내 드론 어디갔지?" 전자파로 무인기 훔치는 세상 온다

입력 : 2015-05-26 15:31:35 수정 : 2015-05-26 17: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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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프레데터 무인기(자료사진)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는 고도 2만m 상공에서 지구를 샅샅이 살펴본다. 

피자배달 역시 교통정체에 시달리는 배달부 대신 정확한 시간에 피자를 배송한다.

비용이 비싼 헬기를 대신해 상공에서 TV 프로그램 촬영을 진행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가 바로 드론(무인기)이다.

드론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세계 각국은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드론이 유인기를 밀어내고 지구의 하늘을 지배할 것 같은 상황에서 드론이 자신의 속사정을 모두 살펴보는 것을 원치 않는 국가나 세력들의 ‘드론 공격’ 기술도 발달하고 있어 드론 시대를 앞둔 우리에게 숙제를 안기고 있다. 

◆ ‘美 드론을 잡아라’ 중국·이란의 전자전

드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1990년대 코소보 내전 당시 미국은 ‘파이어니어’, ‘헌터’, ‘프레데터’를 투입해 전쟁을 수행했다. 이후 2000년대 이라크, 아프간 전쟁에서 드론의 비중은 급격히 높아졌다. 고고도 무인기인 ‘글로벌 호크’는 물론 ‘스캔 이글’ 같이 손으로 던져 이륙하는 소형 무인기들도 등장했다.

군사용으로 드론이 각광받는 이유는 적진에서 격추당해도 인명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 정찰 및 폭격 등 각종 작전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인이 전장에 직접 투입되는 대신 모니터와 조이스틱이 설치된 공간에서 수천㎞ 떨어진 적을 살상하는 ‘게이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최근 남중국해 ‘남사군도’를 놓고 중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남사군도 내 7개 섬에 비행장을 건설하자 미군은 P-8A 해상초계기와 글로벌 호크 무인기를 투입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호크는 20km 상공에서 지상 30cm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무인정찰기로 우리나라도 8800억원을 들여 2019년까지 4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글로벌 호크의 비행이 잦아지자 중국은 전자전을 시도하며 맞서고 있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진 ‘워싱턴 프리비컨’은 22일(현지시간) “중국의 글로벌 호크의 감시와 정찰을 저지하기 위해 전파 교란(재밍)을 ‘한 차례’ 이상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 태평양사령부는 전자전에 대한 사실 확인은 거부했지만 중국이 글로벌 호크 요격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글로벌호크 무인기(자료사진)

중국은 예전부터 글로벌 호크를 막기 위해 전자전을 활용하는 방안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2013년 2월 발간된 ‘항공전자전’(Aerospace Electronic Warfare)이라는 출판물에서 중국군은 미국의 글로벌 호크와 스텔스 드론인 RQ-170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했다.

이 자료는 “미군은 전역통제망을 구축했지만 취약점도 갖고 있다. 우리는 네트워크 중심전(NCW)을 활용해 미국의 네트워크를 공격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드론은 지상 기지국과 멀리 떨어져 있고 위성통신에 의존해야 한다”며 “위성통신을 방해하면 드론들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기지로 복귀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드론을 막지 못할 경우 격추시키거나 나포를 시도할 수 있다. 전자전으로 글로벌 호크에 잘못된 위치정보를 입력해 수심이 얕은 곳에 추락시키거나 비행중인 글로벌 호크를 낚아챌 수도 있다. 2011년 12월 이란은 지상에서 GPS 신호를 똑같이 쏴 무인기가 자신의 위치를 착각하게 만드는 ‘GPS 스푸핑’ 기술을 이용해 미국의 스텔스 드론 RQ-170을 포획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과 이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응해 미국은 드론에서 송출하는 데이터를 암호화해 정보를 탈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위성의 신호 세기를 강화하는 등의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의 ‘드론 전자공격’ 가능성 배제 못해

중국,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 역시 전자전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GPS 교란을 통해 차량과 비행기, 선박의 운항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바 있다.

북한은 2010년 8월 전파교란을 일으켜 항공기 15대, 해군 함정 1척을 위험에 빠뜨렸고 2011년 3월 2차 공격에는 항공기 106대, 함정 3척, 선박 7척이 피해를 입었다. 3차 공격에는 항공기 1016대, 선박 218척, 어선 36척이 피해를 입어 북한의 GPS 교란 피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04년부터 군단급에 실전배치된 한국형 육군 무인기 ‘송골매’가 작년 4월8일 오전 경기도 양주군의 한 공중정찰부대에서 비행훈련을 마치고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장거리 지휘가 가능한 송골매는 최대 작전거리가 110㎞로 전장 5m, 높이 1.5m, 폭 6.5m로 속도는 시속 150㎞에 달하며 체공시간은 4∼5시간으로 주야간 일체형 자동추적기능을 갖춘 감지기를 탑재하고 있다. 송골매 운용체계는 송골매 기체, 영상감지기, 발사통제장비, 지상통제장비, 지상중계장비, 지상추적장비 등 6개로 1세트가 구성된다.
사진공동취재단

군 당국은 현재 북한이 차량장착 교란장비와 휴대용 교란장비 10여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전파교란 가능거리는 100km이상으로 평가된다.

GPS는 드론 비행 과정에서 위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전 비행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북한이 우리 군의 드론에 전자전을 가할 경우 추락하거나 나포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군은 전방 군단 등을 중심으로 ‘송골매’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다. 서북도서에는 이스라엘제 무인기가 새로이 배치된다. 여기에 글로벌 호크와 차기 군단급 무인기 등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어서 무인기의 안전을 보장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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