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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1인가구, 2015 대한한국 관통했다

입력 : 2015-05-25 05:00:00 수정 : 2015-05-2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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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최근 들어 1인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1인가구는 이미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구 형태가 되었습니다. ‘가족’과 ‘식구’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요즘, 1인가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최근 결혼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자신의 삶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유까지 갖춘 1인가구의 증가는 하나의 트렌드에 가깝습니다. 누구에게도 구속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의지와 함께 라이프스타일도 고급스러움을 지향하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혼자 살아야 하는 1인가구가 훨씬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취업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을 포기한 청년층과 늘어나는 이혼율과 고령화 문제로 혼자 살아가야 하는 장년층과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의 삶의 질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태인데요. 1인가구의 증가 원인이 다양하듯 그를 둘러싼 사회적 변화가 다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발 빠른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1인가구 시장을 놓치지 않고 이미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중인데요. 사회·경제·문화적으로 1인가구가 올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1인가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생각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살펴 봤습니다.

'자의 반·타의 반'으로 대세가 되어버린 1인가구. 국민 대부분은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1인가구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결혼 가치관 변화와 개인주의 확산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1인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10명 중 9명은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1인가구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인가구가 급증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소비자들도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1인가구의 성격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먼저 대부분의 1인가구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는 전체 39.6%로, 동의하지 않은 응답자보다 좀 더 우세했다. 그러나 반대로 대부분의 1인가구가 자발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된 것 같다는 데도 동의하는 의견이 비동의 의견보다 우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1인가구가 되는 배경에는 다양한 개인적·사회적 원인이 얽혀져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1인가구가 되었는지에 대한 시각도 양분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1인가구로 살고 있는 소비자 역시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는 의견에 35.3%가 어쩔 수 없이 1인가구가 되었다는 의견에 36.3%가 동의하고 있어, 그만큼 1인가구의 성격을 획일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1인가구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판단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1인가구가 늘어나면 전반적으로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는 22.3%로, 비동의 의견(37.5%)보다도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한국의 내수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단 12.9%뿐으로, 역시 비동의 의견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그에 비해 두 의견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보통응답자가 각각 40.2%, 51.1%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1인가구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는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개인주의의 확산, 청년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미혼 증가를 원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 청년세대들이 증가한 것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경제 양극화 ▲독거노인 세대의 증가 ▲청년실업 증가 ▲이혼 증가 ▲가정경제의 어려움이 1인가구 증가로 이어졌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1인가구 증가의 이면에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점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인가구 생활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인식되는 것은 역시 ‘자유’인 것으로 밝혀졌다. 1인가구의 장점으로 행동에 통제나 간섭이 없고, 일상생활을 가족의 간섭 없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은 것이다. 또한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쉽게 가질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아, 가족들에게 방해 받지 않고 온전하게 개인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 1인가구에 투영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정해진 생활보다는 기분에 맞춰서 생활을 할 수 있고 집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꾸밀 수 있으며 컴퓨터나 인터넷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점도 1인가구의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 1인가구의 가장 큰 단점은 몸이 아픈 경우 돌봐줄 사람이 없고 외롭고 고독하며 쓸쓸하다는 점이었다. 이는 홀로 지내면서 생겨나게 되는 외로움을 근본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아플 때 돌봐줄 사람이 없고 ▲외로움 ▲고독함 ▲쓸쓸함에 대한 우려가 보다 많았다.

전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1인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분석한 결과 식생활과 주거생활, 소비행동, 미디어 이용 등에서 1인가구는 다소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식생활을 보면 평균적인 성인남녀의 일일 하루 식사 횟수는 2~3회인데 반해, 1인가구는 하루 두 끼만 식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반면 하루 세끼를 다 챙겨먹는 1인가구는 25.5%에 그쳐, 다른 형태의 가족구성에 비해 그 비중이 훨씬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1인가구는 ‘외부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수준보다 좀 더 많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다른 형태의 가족 구성원에 비해 1인가구 소비자는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비중은 낮고 외부에서 식사를 하거나 외부음식을 구입해 집에서 먹는 형태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식사 방법은 여전히 집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형태였지만 외부에서 식사를 하거나 배달음식을 집에서 시켜먹고 외부음식을 구입해 집에서 먹는 경우 또한 상당히 많았다.

 

이와 함께 1인가구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유형은 주로 원룸이었으며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전체적으로는 아파트에서의 거주가 단연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빌라·단독주택·연립주택·원룸·주상복합에서의 거주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또한 1인가구는 자가주택을 소유하기보다는 월세나 전세, 보증부 월세 등 전월세 형태로 거주하는 것이 대다수로, 자가주택의 거주가 전월세 형태보다 훨씬 높은 전체 평균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집의 의미는 1인가구라서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먼저 전체적으로 집은 쉬는 곳이자 잠자는 곳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단연 많았으며 ▲TV를 보는 곳 ▲밥 먹는 곳 ▲공부하는 곳 ▲노는 곳이라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다. 1인가구 역시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현재 주거공간에 대한 만족도와 향후 주택 구입의향도 전체 평균과 1인가구가 엇비슷했다.

월 평균 소득에서 저축·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소비자와 1인가구가 유사했지만, 주로 이용하는 쇼핑장소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자들의 한 달 평균 지출은 보통 저축성 비용 32.7%, 소비성 비용 67.3%의 비중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1인가구 소비자 역시 전체 평균값과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젊은 층일수록 상대적으로 저축성 비용 지출이 많고 소비성 비용 지출은 적은 연령별 차이가 도드라졌다. 반면 주로 이용하는 쇼핑채널은 전체 소비자와 1인가구가 다른 모습을 보였다. 1인가구는 G마켓·옥션·11번가 등 인터넷·모바일 쇼핑몰 이용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만큼 많았으며 특히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이용이 매우 많은 특징을 나타냈다.

 

미디어 이용측면에서 1인가구의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이른바 ‘본방(본방송) 사수’ 비중이 낮고, TV보다 스마트폰과 PC를 이용한 뉴스 접촉이 많다는 점이었다. 먼저 전체 소비자가 TV프로그램을 10번 시청할 때 본 방송시간에 시청하는 횟수와 원하는 시간에 다운로드·VOD방식으로 시청하는 횟수는 각각 5.3회, 3.5회로, 여전히 본방송을 시청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비해 1인가구는 본 방송 시간 시청(4.1회)하기보다는 원하는 시간대에 다운로드·VOD방식으로의 시청(4.3회)하는 비중이 좀 더 높은 특징을 보였다.

아울러 평소 뉴스를 이용하는 매체도 전체적으로는 스마트폰과 PC·TV 비중이 비슷했지만, 1인가구는 스마트폰·PC를 통한 뉴스 접촉이 TV보다 뚜렷한 우위에 있었다. 유료 종이신문은 전체 응답자의 경우 21.4%가, 1인가구의 경우 3.9%만이 구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1인가구의 증가가 가속화될수록 유료 종이신문의 경쟁력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능케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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