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개성공단 가는 '평화 메신저'…남북관계 물꼬 여나

입력 : 2015-05-19 19:04:17 수정 : 2015-05-19 23:57:2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반기문 총장 21일 방북 의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하루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통해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반 총장은 19일 인천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WEF) 개회식 후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방문 계획을 밝히며 한반도 평화·화해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무엇이 됐든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며 “남북대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정치적 대화의 폭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먹고 남·북한 정부와 협의해서 양측의 동의를 얻어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육로로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반 총장은 2시간 정도 우리 입주기업을 둘러본 뒤 북측 근로자를 격려하고, 공단 내 우리 근로자를 위한 응급의료시설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북측) 누구를 만날지 내일(20일) 선발대가 미리 가서 협의할 것”이라고 말해 북측 고위급 인사와의 접촉 여부도 관심이다. 각각 의전과 경호를 담당한 유엔 사무국 실무직원 2명으로 구성된 선발대는 20일 개성공단을 사전답사할 예정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코리아 지도자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범준기자
반 총장은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인 2006년 6월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한 주한 외교공관장 70여명을 이끌고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반 총장은 이번 방북 관련해 미국 뉴욕 채널을 통해 북측에 개성공단 방문 의사를 타진했고, 이와 동시에 우리 정부에도 관련 내용을 알리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절한 기회에 방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만큼 이번 개성공단 방문을 계기로 남은 임기 동안 국제 정세 변화와 북측의 수용이 있을 경우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 총장의 방북은 최근 북측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포격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개성공단 최저임금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 갈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진다. 그만큼 남북 간 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번영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환기시키고 남북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에 대해 “개성공단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통일연구원 손기웅 선임연구위원은 “유엔은 제3세계의 어려움을 들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북한이 반 총장에게 (개성공단 관련) 어려움을 언급하며 남북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교육포럼 개막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과 나란히 참석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의 개회사에 손뼉을 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국제사회 내의 교육격차를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입장에서도 반 총장의 방북은 환영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수용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 또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라는 대북 제재의 양대 축 중 하나를 이완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서보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북한의 반 총장 방북 허용에는 안보리 같은 유엔 주도의 파상적 대북 제재를 약화시켜 국제적 고립망의 한쪽을 깨뜨리려는 전략적인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우리의 대북 원칙론 고수로 인해 남북 상호간 불신의 골이 너무 깊어 중재자로서 반 총장 역할에도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인천=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