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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풀려날 건데'…하루만 또 범행 촉법소년들

입력 : 2015-04-27 07:12:50 수정 : 2015-04-27 13: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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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얘들이 정말 풀어준 지 하루 만에…"

황당한 소식을 전해 들은 서울 송파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은 혀만 끌끌 찰 수밖에 없었다.

특수절도 혐의로 체포했지만 형사미성년자란 이유로 풀어 준 아이들이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옆 동네에서 같은 죄를 저질러 강동경찰서에 다시 붙잡혀 왔다는 것이었다.

앞서 22일 송파서 형사들은 이달 중순 송파구 일대 식당과 편의점 등 11곳을 털어 100여만원을 훔친 혐의로 중학교 2학년생 7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여학생들이 망을 보는 사이 남학생 몇 명이 함께 가게 문을 세게 흔들어 부수고 침입하는 식으로 범행했다.

한 건물에 있는 가게들을 줄지어 터는 등 대담한 범죄를 이어가던 아이들은 가락동의 한 찜질방에 누웠다가 줄줄이 끌려 나왔다.

경기도 수원에서 가출한 이들은 모두 같은 학년이었지만 법적 신분은 크게 차이가 났다.

남학생 두 명과 여학생 한 명은 얼마 전 생일이 지나 만 14세를 넘겨 형사처벌할 수 있지만 나머지 4명은 14세가 되지 않아 가정법원의 보호처분을 받는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경찰은 23일 범행을 주도했고 14세를 넘긴 남학생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는 청소년 쉼터나 부모에 인계했다.

하지만 석방된 아이들은 쉼터에서 바로 나왔고, 24일 새벽 인근 강동구 식당가를 기웃거리다 다시 붙잡혔다.

이들은 다시 경찰서에 왔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여 경찰을 허탈하게 했다.

이들이 어긋난 길에 빠지고 벗어나지 못한 데에는 가족의 무관심도 있었다. 아이들이 송파서에 붙잡혀 왔을 때 부모가 데리러 온 아이는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이들은 작년부터 수원과 안산, 경기도 광주 등지에서 최소 세 차례 경찰에 붙잡혔지만 그때마다 별다른 처벌 없이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27일 "10대 초반 소년범들의 범죄가 성인을 뺨칠 정도로 흉악·대담해지는 추세"라면서 "현실에 맞게 법을 개정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가정에서 방치되는 아동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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