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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한우물' 22년…아모레, 황제주 자리매김

입력 : 2015-04-20 19:05:45 수정 : 2015-04-20 22: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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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장중 400만원 돌파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주식은 무엇일까.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이다. 20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장중 한때 4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가가 400만원을 넘은 것은 2000년 액면분할 전 SK텔레콤 이후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한국능률협회(KMA)가 선정하는 제47회 한국의 경영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특히 1984년 제16회 한국의 경영자상을 받은 고 서성환 선대회장의 대를 이어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능률협회는 서 회장에 대해 고객의 미와 건강을 추구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아모레퍼시픽을 성장시킨 주인공이라고 치켜세웠다. 1930년대 가내 수공업 동백기름을 팔던 데서 출발한 아모레퍼시픽은 80여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화장품회사로 성장했다. 화장품 하나만 바라보고 걸어온 서 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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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9년 후 ‘진정한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은 2006년 6월29일 상장됐다. 당시 주가는 37만5000원이었다. 이로부터 약 4년 후인 2010년 6월16일 처음 10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4년 8월13일 200만원, 약 7개월 뒤(3월16일)엔 300만원을 차례로 넘어섰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장중 한때 403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액면분할로 거래가 정지되기 전 주식을 매집하려는 세력이 대거 몰린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선점하고 있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2일부터 다음달 초 신주권변경 상장 전날까지 주식거래가 정지된다. 과거 액면분할 사례를 보면 주가가 낮아져 접근이 쉬워지고, 그에 따라 주가도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거래 정지를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 불고 있는 ‘K-뷰티’ 열풍의 선두주자다. 지난해 현지업체를 제외하고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0.2%포인트 이상 점유율을 늘린 업체는 아모레퍼시픽과 글로벌 기업 ‘메리 케이’ 둘뿐이다. 선진국의 1인당 화장품·개인용품 월 소비액이 240∼300달러(25만8000∼32만3000원)인 것에 비해 아직 4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중국 화장품·개인용품 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중국 공략 23년…이젠 세계로

주가 상승에 힘입어 서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9조원대를 넘어섰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약 12조1300억원)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주식 부자다.

시장에서는 ‘고진감래’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아모레퍼시픽(당시 태평양)은 1992년 한·중 수교를 하자마자 중국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잘나가는’ 상품을 선보였지만 외면당했다. 서 회장은 현지화 전략으로 전환했다. 피부과학연구소를 세우고 중국 여성 수천명의 피부 특성을 연구해 중국인이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위한 화장품과 디자인을 고안했다. 이 기업은 중국 진출 1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중국매출도 지난해 전년 대비 44% 성장한 4673억원을 기록했다.

‘선택과 집중’도 주효했다. 다른 기업들이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과 달리 서 회장은 건설, 증권, 야구단, 제약회사 등 다양한 사업을 정리하고 화장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며 내실을 다졌다. 그룹의 화장품 사업 비중은 80%가 넘는다.

서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한 우물만 판다’는 개성상인 DNA를 할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할머니 고 윤독정 여사는 개성에서 동백나무 열매를 곱게 빻아 압착·추출한 동백기름을 내다 팔았다. 가업의 시초인 셈이다. 고 서성환 회장은 1945년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설립해 국내 화장품 역사를 다시 썼다. 서 회장에 이르러서는 중국, 홍콩, 일본, 프랑스 등 전 세계에 한국 화장품을 알리고 있다. 지난달 20일 주주총회에서 서 회장은 “우리의 화장 문화를 전 세계 고객들에게 전파하는 원대한 글로벌 뷰티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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