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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까지 등장… ‘세월호 추모’ 충돌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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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4-19 19:16:37 수정 : 2015-04-19 22: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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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에 가로막힌 시위 참가자들
차량 흔들고 부수며 거세게 저항
警, 최루액 등 살포… 100명 연행
유족 “과잉진압”·경찰 “엄정대응”
세월호 1주기 이후 첫 주말인 18일 물대포가 등장하고 시민 100명이 연행됐으며, 차량 수십대가 파손되는 등 시위대와 경찰이 극렬히 대립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평화집회를 하던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뿌리는 등 과잉진압을 했다”고 반발했다. 반면 경찰은 ‘불법시위’로 규정하고 폭력 행위자를 엄정히 처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위대의 반발이 커지고, 경찰은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다가오는 토요일 집회에서는 더 큰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이 24일 총파업을 선포하면서 노동자들이 다음 시위에 대거 결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주최한 ‘세월호 참사 1년 전국집중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수천명은 서울광장에서 집회가 끝난 뒤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는 피해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광화문 누각으로 향했다. 이들은 “세월호를 인양하라”, “시행령안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에 나서다 경찰의 차벽에 가로막히자 경찰 차량을 흔들고 부수는 등 거세게 저항했다.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과 물대포를 뿌리고 피해 가족과 시민 등을 연행했다.

18일 개최된 세월호 1주기 범국민대회 과정에서 손상된 경찰버스가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 정차돼 있다.
김범준 기자
경찰은 이날 경력 1만3700여명과 차벽 트럭 18대를 포함한 차량 470여대와 안전 펜스 등을 동원해 경복궁 앞, 광화문광장 북측, 세종대왕상 앞, 세종로 사거리, 파이낸셜빌딩 등에 6겹으로 저지선을 구축했다. 또 경찰버스와 경력을 청계천 북쪽 길가에 줄지어 세워 우회로까지 차단했다.

이에 이날 오후 4시30분쯤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 1만여명(경찰 추산)은 흩어져 지하철 등으로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광화문광장에서 6000여명은 피해 가족들이 있는 광화문 누각 쪽으로 가기 위해 경찰 저지선을 뚫는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참가자들이 세종문화회관 인도 쪽을 통해 광화문광장 북측으로 이동하자 경찰은 최루액을 분사하고 물대포를 쏘며 저지했다. 광화문광장 북측에 모인 시위대 일부는 경찰 차량을 파손하고 경찰 보호장구를 빼앗아 던지기도 했다. 또 스프레이로 경찰 차량에 ‘박근혜 퇴진’ 등 정부를 비판하는 낙서를 했다. “불법집회 참가자들은 즉시 해산하라”는 경찰의 방송과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시위대의 구호가 팽팽하게 맞섰다. 시위는 오후 11시쯤 피해 가족과 시위대가 합세할 때까지 이어졌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오늘 많은 학생들이 왔는데 희생된 우리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았다”며 “그 친구들을 봤을 때 더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싸워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차례 해산 명령을 내리고 이날 하루 동안 총 100명을 연행했다. 이에 ‘과잉 대응’이라는 집회 참가자들의 아우성이 빗발쳤다. 연행자 중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와 유가족 20명 등도 포함됐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불법·폭력 집회’로 규정했다.

경찰청은 19일 “최대한 성숙하고 차분한 추모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했지만 장시간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경찰 장비를 파손하는 등 불법 폭력행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본부를 두고 각 지방경찰청에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이번 불법·폭력시위의 주동자 및 극렬행위자를 끝까지 추적해 전원 사법처리할 계획”이라며 “파손된 경찰 차량과 장비 등에 대해서는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측에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의경 3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경찰 74명이 다쳤다. 또 경찰 차량 71대가 파손됐고 채증용 캠코더와 무전기 등 경찰 장비 368개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빼앗기거나 고장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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