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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신뢰 상처…"더 열심히" 외치는 만신창李

관련이슈 '성완종 리스트' 정국 강타

입력 : 2015-04-17 19:03:31 수정 : 2015-04-23 15: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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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총리 ‘내치 대행’ 첫날 이완구 국무총리는 박근혜 대통령 부재 첫날인 17일 오전 8시50분쯤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했다.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으로 나흘 동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시달릴 대로 시달린 탓인지 조금 피곤해 보였다. 이 총리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어제 출국했으니 총리로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빈틈없이 국정을 통할할 책무를 느낀다”는 것이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 “순방 후 결정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박 대통령의 발언에 개의치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총리로서 검찰 수사를 보고받을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총리는 검찰 수사를 지휘할 수 없고 수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도 못하며 알아서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국무총리(오른쪽)가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 총리는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 총리는 이어 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간부회의를 소집해 “대통령 순방기간 현안을 철저히 점검해 달라. 각 부처별로 진행되는 안전진단을 철저히 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회의는 5분 만에 끝났다. 이 총리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 내내 사무실에 머물렀다. 칩거에 가까운 모양새다. 이 총리는 일부 간부와 대책을 협의하고 충청 민심 향배를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중남미 순방을 떠난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7일까지 내치를 대행하게 된다. 그렇다고 대통령 권한대행은 아니다. 총리로서 기존 업무를 유지한다는 게 중론이다. 해외순방 중에도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대통령 부재 시 총리 역할은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총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 셈이다. 하지만 ‘시한부 총리’가 될 수 있는 그로서는 ‘내치 대행’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할 의지가 생길 수 있다. 앞으로 딱 열흘간이 자신의 운명을 좌우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퇴론이 확산되는 여당 분위기와 여론의 향배, 검찰 수사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입을 꾹 다문 표정을 지으며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전날 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 총리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로선 국회 인준 과정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당마저 등을 돌린 격이다. 당내 ‘반이완구’ 기류를 누그러뜨려야 그나마 ‘버티기’를 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양측 접촉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 총리도 이날 기자들에게 “당 쪽하고는 말하지 않는 게 예의 같다”며 “당 쪽에는 가급적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다가 피곤한 듯 얼굴을 만지고 있다.
이재문 기자
무엇보다 검찰 수사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야 악화된 여론을 돌리는 반전 카드를 마련할 수 있다. “다녀와서 결정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언급은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결과와 여론을 보고 결단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로선 이 총리에게 점점 불리하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검찰 수사에서 이 총리 의혹을 뒷받침할 물증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국정 2인자’로서의 권위와 신뢰성에 너무 많은 상처가 났다.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과정에서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확산됐고 추가 의혹도 제기되는 터다. 이 총리 외곽조직을 이끄는 충남 아산의 한 시내버스 회사 대표가 구속된 것도 이 총리에게 악재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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