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1만1250포기… 전체 81%, 양귀비도 같은 기간 2배로 증가 경북 경산에서 오리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2)씨는 2년 전부터 식당 앞 200평 남짓한 화단 일부에 대마 20포기를 재배하고 있다. 박씨는 대마잎을 한약에 넣어 먹으면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인이 준 대마씨를 심었다. 그는 “대마 재배가 불법인 것은 알지만 판매하지는 않는다”며 “동네에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일반 화단에 키우는 사람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양귀비를 재배 현장을 단속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15일 경찰청의 ‘대마 및 양귀비 압수량 현황’에 따르면 대마 적발량은 2013년 4675포기에서 지난해 1만3787포기로 3배 증가했다. 양귀비 적발량도 같은 기간 4만7545포기에서 8만5158포기로 증가했다.
대마 포기는 대마씨를 재배해 대마초로 가공하기 전 상태로, 잎을 포함한 줄기를 의미한다. 대마 포기의 적발량이 늘었다는 것은 밀경작이 성행한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대마초 적발량은 6643g에서 1만2665g으로 2배 늘어났다.
시중에 대마와 양귀비가 흔해지면서 관련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3월26일 외국에서 들여온 대마씨를 경북 성주군 월항면의 한 자동차부품공장 인근 야산에 재배한 뒤 대마초를 만들어 수십차례에 걸쳐 흡입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우즈베키스탄 불법체류자인 A(53)씨와 B(45)씨를 구속하고 대마초 4.86g을 압수했다.
지난해 1월에는 경북 경주 일대에서 대마를 재배해 안산시 원곡동 소재 나이트 클럽에서 수차례 투약한 베트남 불법체류자 1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마약수사과의 한 관계자는 “농촌지역 비닐하우스나 텃밭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나 옥상을 이용한 밀경작이 성행하고 있다”며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적발이 용이한 개화기와 수확기인 5월부터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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