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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의 창업세계] ‘가치 소비’에 숨은 창업 아이템 찾기

입력 : 2015-04-07 13:33:58 수정 : 2015-04-07 13: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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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마에 오르는 많은 뉴스거리들은 윤리와 가치의 이면을 둘러싼 논쟁거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에 대한 가치 판단은 문제를 둘러싼 모든 이들의 몫이지만 한 가지 사실만큼은 모든 주제를 관통한다. 비도덕적인 모든 행동을 한 것이 밝혀지기만 한다면 삽시간에 비난의 뭇매를 맞는 다는 것이다. 실제적인 수익은 둘째 치더라도, 이미지는 삽시간에 추락할 수 밖에 없다.

보일러 시장의 대표 브랜드인 귀뚜라미는 최근 보일러 기술과 성능 등을 거짓으로 광고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밝힌 바에 따르면 (주)귀뚜라미와 (주)귀뚜라미홈시스는 2012년 제품카탈로그,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보일러 성능 등과 관련해 부당하게 광고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았다. 

실제로는 보일러에 적용된 기술과 생산규모 등과 관련해 ‘세계최초’, ‘세계최대’, ‘국내에서 처음’ 등과 같은 문구를 객관적인 근거 없이 사용해 거짓-과장 광고를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주요 광고 카피였던 ‘네번 타는 보일러’(세계최초 콘덴싱) 역시 과장된 표현이었던 셈이다. 덕분에 기사가 터져 나온 직후 귀뚜라미 보일러는 네티즌에게 온갖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이 존폐로 직결되는 창업 시장에서는 도덕과 윤리의 문제가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몇 년째 끊임없이 거론되는 ‘미투 브랜드’문제는 창업 시장의 골칫거리다.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먼저 상표를 등록했는지에 따라서도 문제가 갈린다. 

물론 이 뒤로 더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원조 논란은 ‘아이템을 베낀 파렴치한 업체’에 대한 비난을 불러일으킨다. 벌꿀집을 올린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밥버거를 내세우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일부 업체들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사실 사정을 알고 보면 누가 봐도 한 쪽의 잘못이 명백해지더라도 이를 어렴풋이 아는 대중에게는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인식이 생긴다. 결국 모두가 질 수 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으로 변질되기 십상인 것이다.

기업의 거짓말과 이해득실 따지기에 지친 소비자들은 보다 정직하고 ‘착한’ 상품에 끌릴 수 밖에 없다. 공정무역 상품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공정무역 상품은 제3세계 생산자로부터 공정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여 구매한 원료로 만든 상품을 의미한다. 공정무역은 그들의 근로 조건이나 환경을 돌보며 학교 짓기, 의료 지원, 전기, 수도 설치 등 환경개선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원산지와 상품 제작 과정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정직한 소비’를 하고 있다는 가치를 전달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공정무역 상품은 그 자체만으로 차별화된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제빵 전문기업 서울식품은 공정무역 커피를 통해 새로운 식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식품은 2011년부터 공정무역 커피 브랜드인 띵크커피의 국내 사업을 맡아 현재까지 서울 광화문, 서울 압구정, 부산 해운대, 인천 송도 등 주요상권에 매장을 입점시켜 운영하고 있다. 띵크커피는 공정한 가격, 아동들의 노동착취 금지, 안전한 노동환경, 환경 보호 등의 일정한 기준을 통과하는 공정무역인증 커피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다. 원산지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과 임금 수준을 개선하고자 하는 취지의 정책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두커피전문기업 1킬로커피도 동티모르, 멕시코 치아파스 등지에서 생산된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한다. 매출액의 1%는 기아대책에 기부를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사)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후원협약을 체결하고 공익 브랜드로 개발한 ‘카페 블렌딩 희망’을 추진해오고 있다. 1킬로커피 1kg당 1천원을 구매고객의 이름으로 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동참하는 소비자들이 매달 증가한다는 후문이다.

친환경적인 에코 브랜드도 공정무역 상품과 맥을 같이 한다. 스위스에 살던 프라이탁 형제가 트럭 방수포로 만든 가방은 형제의 이름을 단 브랜드 상품으로 출시되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프라이탁 제품은 빗물이 본사 건물 옥상에 깔아놓은 자갈과 모래를 통과하면서 자연적으로 정화되는 물로 폐방수천을 세척하는 것부터 작업이 시작된다. 자연에서 분해되기 힘들었던 폐기물이 친환경적인 제작 과정과 미적인 감각을 통해 패션 피플이 사랑하는 가방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등장했다. 파이어 마커스(Fire Markers)는 낡은 소방호스를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가방을 만드는 브랜드다. 파이어 마커스 제품 판매액 중 일부를 소방복지에 힘을 더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브랜드다.

눈 앞의 이익을 좇는 장사만 생각하다 보면 숨어있는 창업 아이템도, 소비자의 마음도 놓칠 수 있다. 넓은 시각으로 보다 먼 길을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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