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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타이타닉'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나

입력 : 2015-04-03 21:49:57 수정 : 2015-04-04 00: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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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악 해난사고’ 소설로
생존자 증언 토대로 이야기 전개
“설마…” 안전불감증이 화 불러
위기 대처자세 등 자연스레 담아
타이타닉호가 첫 항해를 위해 출항하는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
로렌 타시스 지음/신재일 옮김/초록개구리/9500원
얼음 바다가 삼킨 배/로렌 타시스 지음/신재일 옮김/초록개구리/9500원


1912년 4월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이 북대서양 한가운데서 침몰했다. 거대한 선체는 빙산과 충돌한 지 2시간40여분 만에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배에 탄 2230명 중 1500여명이 숨졌다. 사상 최악의 해난사고로 기록됐다.

신간 ‘얼음 바다가 삼킨 배’는 타이타닉호 생존자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소설이다. 이들 증언을 토대로 한 일종의 생존기다. 저자 로렌 타시스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청소년 대상 잡지 ‘스토리워크’의 편집자다. 남편, 네 아이와 함께 미국 코네티컷주 웨스트퍼드에 산다.

저자는 큰 재난에 처한 주인공들이 어떻게 행동해 생존할 수 있었는지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도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 때 행동요령을 익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타이타닉은 당시 첨단기술 집합체였다. 절대 가라앉지 않을 선박으로 여겨졌다. 첫 항해에서 북대서양 차가운 ‘얼음바다’에 가라앉은 것 자체가 불가사의한 일로 여겨졌다. 사건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미국 소년 조지는 영국 런던에 사는 고모, 여동생과 함께 미국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조지 일행은 일등실에 묵었다. 호기심 많은 조지는 배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삼등실에 탄 이탈리아인 마르코와 그의 아들 엔조를 사귀었다. 타이타닉호를 설계한 앤드루스를 만나 재미난 이야기도 들었다. 조지는 배에 이집트 공주의 미라가 실려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물칸에 몰래 숨어들었다. 그 순간 천둥 번개 같은 소리가 들리면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빙산에 부딪힌 순간이었다.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 조지는 앤드루스가 알려준 비상사다리 위치를 기억해내 고모와 여동생, 마르코·엔조 부자를 갑판으로 이끈다. 여자들은 보트에 올랐지만 마르코와 조지는 배에 남겨진다. 

타이타닉호 침몰사고를 보도한 당시 뉴욕헤럴드 신문.
타이타닉은 바다 위를 떠다니는 궁전으로 불릴 만큼 화려했다. 11층 건물 높이에 길이가 260m나 되는 가장 안전한 배였다. 하지만 빙산과 충돌해 속절없이 침몰했다.

저자가 소설에서 시사하는 침몰 원인은 기술적 결함보다 안전불감증이다. 빙산이 떠다닌다는 경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최고 속도로 항해했다. 구명보트는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빙산에 부딪혔을 때 승객 대부분은 ‘설마 이 큰 배가 가라앉겠어’라고 생각했다. 구명조끼를 입으려 하지 않거나 갑판을 뒤덮은 얼음 조각을 던지며 놀기도 했다. 저자는 인간 행동 양태를 여성 특유의 감성적 터치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읽는 이로 하여금 한탄과 슬픔을 자아내도록 했다.

어린 조지는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해 여동생과 엔조를 구했다. 숨 막히는 생사의 기로에 선 마르코와 조지의 침착한 모습이 가슴 뭉클하게 그려졌다. 세월호 참사도 100여년 전 타이타닉호 침몰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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