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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의 문화상징 돌려주게 돼 기뻐”

입력 : 2015-04-01 21:23:01 수정 : 2015-04-01 22: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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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종어보’ 반환 美 시애틀미술관
“거북이가 미국 시애틀에서의 52년을 행복하고 편안했던 시간으로 기억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거북이가 그리울 겁니다. 하지만 거북이가 고국의 환영에 기뻐할 거라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프랭크 베일리는 조선 덕종어보(조선 성종 임금이 세자 신분으로 죽은 아버지를 기리며 제작한 도장)를 ‘거북이’라고 불렀다. 거북 모양의 손잡이를 가진 모양을 빗댄 애정 어린 표현이다. 지금껏 소장했던 어보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제 자리로 돌아간 것에 흡족해했다. 1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덕종어보 반환식’에서다.

베일리는 1962년 어보를 구입해 미 시애틀미술관에 기증한 고 토머스 스팀슨 여사의 외손자다. 그를 비롯한 스팀슨 여사 유족의 동의는 어보가 원활하게 반환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외할머니는 중요한 문화재의 기증이 복구의 시작이라고 했다”며 “이제 덕종어보가 한국의 품으로 돌아와 복구 과정이 완성됐고, 외할머니도 흡족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애틀미술관 키멀리 로어-샥 관장은 “덕종어보가 다른 어보들과 비슷한 경로로 유출됐을 것으로 보고, 한국 정부의 반환 요청을 받았을 때 기쁘게 반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궁궐에서 보관한 어보는 대체로 약탈, 절도 등의 불법적인 경로로 유출됐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었던 셈이다. 

1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덕종어보 반환식’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왼쪽)과 키멀리 로어-샥 미국 시애틀미술관 관장이 덕종어보 반환을 알리는 문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어-샥 관장은 “어보는 한국 국민에게 문화적 상징으로 간주되는 귀한 유물”이라며 “이런 사실을 알게 돼 돌려주는 게 합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반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어보의 반환은 로어-샥 관장의 결단과 기증인 유족의 배려가 있어 가능했다”며 “한국과 미국은 문화재를 아름다운 기증을 통해 반환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일본, 유럽 등에 있는 한국 문화재의 반환을 논의할 때도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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