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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낮은 곳 찾아 희망 나누는 부활절 예배

입력 : 2015-03-31 20:45:54 수정 : 2015-03-31 22: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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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곳곳서 개신교 연합예배
한국 개신교계의 부활절연합예배가 달라지고 있다. 대규모 집회를 통해 세를 과시하던 연합예배 방식에서 벗어나 대중의 아픔과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연합예배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활절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했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매년 춘분 후 첫 만월 다음의 첫 일요일이다. 올해엔 오는 4월5일이다. 올해 개신교 부활절 연합예배는 주최 측이 크게 4개로 나뉘어 진행돼 연합예배가 무산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이는 분열이나 갈등이 아닌 서로의 입장과 상황을 인정하는 새로운 형태의 연합과 일치라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형태의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다고 해도 예수의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되살려 소외된 이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아픈 기억을 뛰어넘어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취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개신교계 교단 연합체인 한기총은 5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부활절 희망나눔 특별감사예배’를 갖는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장애인, 다문화가족, 탈북주민 등이 초청되며 이들을 위한 예배로 진행된다. 충신교회 박종순 원로목사가 설교하며, 이날 헌금은 소외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예배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가 주관한다.

한기총은 앞서 발표한 부활절메시지에서 “한국 교회는 선교대국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말미암아 얻은 희망과 축복을 땅끝까지 전파할 책임이 있다”며 “우리가 가야 할 땅끝은 이 시대 가장 가난한 자, 소외된 자, 고통당하는 자, 외로운 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훈 대표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도 “한국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 위안부 할머니와 장애인, 다문화 가정, 탈북 가정인 만큼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의미로 부활절 예배에 함께 초청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올해는 부활절 준비 과정에서 소외계층을 돌아보고 삶으로 실천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개신교 부활절연합예배가 대중의 아픔과 함께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관계자들이 원전 안정성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모습.
NCCK제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세월호 참사 1주기(4월16일)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예수가 제자 발을 씻어준 것처럼 현지에서 희생자 유가족들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과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의 선상예배 등을 계획하고 있다.

2일 오전 서울에서 팽목항으로 출발해 석교삼거리에서 팽목항까지 10km 구간을 걷는 ‘침묵의 순례’를 진행한다.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세족 목요일 행사도 갖는다. 3일엔 어선 4척에 나눠 타고 세월호 침몰 지점인 맹골수도로 이동해 바다 한가운데에서 배들을 연결해 선상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같은 시간 팽목항에서는 성금요일 예식이 진행된다. 5일 오전 5시 서울 후암동 중앙루터교회에서 200명가량이 참석하는 부활절연합예배를 갖는다. NCCK 측은 한반도 평화와 비정규직, 세월호 문제 해결이 우리 사회 미래와 직결됐다고 보고 이날 예배에서 이를 하나님께 탄원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총무는 “이번 부활절 행사는 세월호 참사 1주기에 즈음해 이뤄지는 만큼 아픔의 현장에서 예수의 고난을 되돌아보려고 한다”며 “부활이 희망이라고 한다면 아픈 기억을 뛰어넘어 희망을 발견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관계자들이 지난해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NCCK제공
◆2015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


5일 오후 3시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갖는다. ‘그리스도의 부활, 화해와 통일로’를 주제로 예장합동총회장 백남선 목사가 설교를,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가 축사를 한다.

양 목사는 “우리 주위에는 가난과 질병, 장애와 차별로 고통받으면 살아가는 이웃들이 너무나 많다”며 “한국 교회는 희생과 섬김의 낮은 자세로 사회적 약자의 손을 잡아주고 그들의 고통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의 씻을 수 없는 아픈 상처를 감싸주고 보듬는 일에 한국 교회가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

5일 오후 3시30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곁에 머물다’를 주제로 부활절연합예배를 갖는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이렇게 주제를 정했다.

예배는 “미안하다 얘들아. 절대 잊지 않을게”라는 약속과 철저한 참회로 시작된다. 아픔마당, 기억마당, 공감마당, 연대마당, 희망마당으로 이어져 참석자들은 공감과 연대를 통해 다시는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할 것을 다짐하게 된다. 앞서 오후 3시부터 사전공연이 진행된다.

위원장인 장병기 목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는 “우리의 강퍅한 마음이 침몰하는 세월호를 지켜만 봤으며, 우리의 무관심한 생각이 세월호와 우리를 분리시켰음을 고백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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