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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우외환' 사드 배치…미국의 속내는

입력 : 2015-03-20 02:00:00 수정 : 2015-03-20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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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레이더, 대구 배치 땐 베이징 탐지권서 벗어나
주한 미군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후보지로 대구를 낙점한 것은 중국의 자극을 최소화하고 사드가 북한을 겨냥하고 있음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한 미군이 사드 레이더(AN/TPY-2)로 전진배치용을 제외한 종말단계 요격용만 갖추기로 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전진배치용은 최대 탐지거리가 2000㎞에 달하지만 종말단계 요격용은 그 절반인 1000㎞ 미만(유효 탐지거리 600㎞)으로 떨어진다. 전진배치용 레이더는 경기도 평택이나 대구 지역 어느 쪽에 배치하든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을 직접 탐지할 수 있다. 평택∼베이징 거리는 약 980㎞, 대구∼베이징 거리는 약 1160㎞이기 때문이다.

최대 탐지거리가 1000㎞ 미만인 종말단계 요격용 사드 레이더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평택에 배치하면 베이징의 탐지 범위 내에 있으나 약 170㎞ 동남쪽인 대구에 배치하면 탐지 거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도시라는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도 대구에서 600㎞ 이상 떨어져 있어 사드 배치 지역을 바꾸지 않는다면 사실상 중국 전역이 한반도 배치 사드 레이더의 유효탐지거리(600㎞) 범위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거의 전역은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 들어있게 돼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대구에서 백두산 간 거리가 약 680㎞다.

주한 미군이 지난해 11월 실사팀 방문 후 내부적으로 대구를 최우선 후보지 순위에 두고 작업을 진행한 배경이기도 하다.

중국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군사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최적지라고 판단한 것이다. 900㎞ 이내 탐지가 가능한 우리 군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레이더 기지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했다.

군사적 탐지 목표로 중국을 설정했다고 하면 평택이 후보지로 이름을 올렸을 개연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기지는 레이더의 능력을 취대한 발휘할 지점에 위치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대구 지역의 경우 이러한 레이더의 라인오브사이트(‘Line of Sight·가시선상)’ 아래 있어 작전을 펼치는 데 무리가 없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한성주 예비역 공군소장(땅굴안보연합회 대표)은 “중국을 겨냥하려면 서해 끝에 배치할 수 있으나 이 경우 중국이 반발할 수 있기 때문에 대구 지역에 배치할 수 있다”며 “인근에는 우리 공군 레이더 기지도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드를 대구 지역에 배치하면 이는 북한만 들여다보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때문에 중국의 반발을 막을 좋은 이유가 된다”며 “군사적으로 한반도 동남부의 임해기지를 방어할 진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대구 북쪽의 경북 칠곡에 미군 물류기지가 있어 전시에 모든 군사 물자가 모이는 곳”이라며 “현재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위해 어떤 부지를 주민에게 사서 제공할 분위기가 안 되기 때문에 결국 경북 칠곡이나 평택처럼 기존 미군 부지 내에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김청중·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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