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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둥이’ 양희영 역전우승 일궜다

입력 : 2015-03-02 00:07:37 수정 : 2015-03-02 00: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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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혼다클래식 정상 올라
스폰서 없이 우승… 기쁨 두배, 뒷심·승부욕 부족 평가 날려
2015년 네 차례 투어 한국계 독식
어릴 때 골프유학을 위해 호주로 건너간 양희영(26)은 세계랭킹 16위에 랭크돼 있으면서도 메인 스폰서가 없다. 그래서 골프 모자 정면은 여백으로 남아있다. 2013년 10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생애 첫 승을 거뒀을 때만 해도 KB금융그룹의 후원을 받았다. KB금융그룹으로부터 더 이상 후원을 받지 못한 양희영은 지난해에는 골프용품업체인 타이틀리스트 모자를 쓰고 투어를 뛰었다. 올 시즌에는 그마저도 없다. 그는 대신 상금을 많이 벌면 된다며 느긋해한다.

‘순둥이’로 통하는 양희영이 1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코스(파72·6548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인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 등을 2타차로 따돌리며 정상을 포옹했다. 17개월 만에 개인 통산 2승째다.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그동안 2위만 6번 차지하는 ‘준우승 징크스’도 털어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로써 올해 열린 네 차례 LPGA 투어에서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가 우승을 연달아 차지하게 됐다. 시즌 개막전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 최나연(28·SK텔레콤)을 비롯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김세영(22·미래에셋), 지난주 호주오픈 리디아 고(18·고보경)에 이어 양희영이 바통을 이어받아 태극낭자들이 LPGA 무대를 휩쓸고 있다. 이번 대회 톱10 안에도 공동 2위 이미림(25·NH투자증권), 5위 김세영, 7위 박인비(27·KB금융그룹) 등 4명이 포진했다.

지난주 호주여자오픈에서도 2타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양희영은 이날 3라운드까지 같은 챔피언조의 루이스에게 1타 뒤진 2위였지만 1번 홀(파5)을 버디로 상쾌하게 끊어 공동 선두에 올랐다. 10번 홀(파5) 버디로 루이스에 2타 앞섰으나 14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고, 루이스가 버디를 낚는 바람에 졸지에 동타가 됐다. 승기를 잡은 것은 15번 홀(파4·316야드)이다. 루이스가 이 홀에서 어프로치 샷 미스로 2타를 잃는 사이 양희영은 버디로 응수해 순식간에 3타 앞섰다. 16번홀(파3·186야드)에서 보기를 범해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양희영은 17번홀(파4·396야드)에서 1.5m의 내리막 파 퍼트를 성공시켜 위기를 넘겼다. 양희영이 홀아웃하며 “휴∼”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장면을 연출할 정도로 긴장했다. 지난주 호주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후반 15,17번 홀에서 1.4m가량의 짧은 파 퍼트를 놓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18번 홀(파5·543야드)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했던 루이스는 투온을 노리기 위해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이에 쉽게 우승할 것으로 예상된 양희영도 역시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역시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침착하게 파로 막아내 루이스의 추격을 따돌렸다. 양희영은 “타수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 시험해 보려 했다. 세컨 샷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선지 템포가 끊겼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카누 선수 출신인 아버지(양준모씨)와 창던지기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출신 어머니(장선희씨) 사이에서 태어난 양희영은 호주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쳐 영어가 능통하다. 연습벌레로 소문난 양희영은 “과거에는 연습만 하고 라운드를 별로 안했다. 하지만 최근 아침마다 LPGA 멤버인 비키 허스트(미국)와 18홀 돌면서 10달러짜리 내기 골프를 하는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7승을 거둔 뒤 이번 대회를 통해 LPGA 공식 데뷔전을 치러 관심을 모았던 ‘슈퍼 루키’ 김효주(20·롯데)는 이날 2타를 줄여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해 공동 23위에 올라 비교적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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