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이병기 靑 비서실장, 사표 품고 대통령 보좌해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5-02-27 21:20:44 수정 : 2015-02-27 21:24:2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병기 국가정보원 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새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박 대통령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측근 정치인을 배제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이 신임 실장은 외교, 안보, 정무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을 지닌 실무보좌형에 가깝다. 원칙적이고 바른 말을 서슴지 않는 일면도 있다. 지난해 7월 국정원장 인사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 아니다”라고 했다. 5·16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보나 뭐로 보나 쿠데타임이 분명하다”고도 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이 실장은 인사 난맥상과 소통 부재로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해야 한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임명되면서 당·정·청 개편은 마무리됐다. 박근혜정부의 3년차를 이끌어갈 진용이 모두 짜였다. 이제 힘을 다해 뛸 일만 남았다. 박 대통령은 주초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내각 중심의 국정운영을 다짐했다. “이제 모든 역량을 국가 미래의 기틀을 다지는 데 쏟아야 한다”며 “내각 중심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정책 조정을 통해 힘 있는 정책 추동력을 확보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비서실장의 역할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이다. 이 실장은 내각 중심의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그간 청와대 비서실은 국정의 중추를 자임했다. 하지만 파행이 이어졌다. 청와대발 국정 난맥과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은 그로부터 비롯된다. 전임 김기춘 실장처럼 권위적이고 청와대 중심의 사고에 머무르면 실패의 길을 되밟게 된다. 이 실장은 닫혀 있는 소통의 문부터 과감히 열어야 한다. 각 부처 장관에게 내각 중심의 국정운영이 되도록 힘을 실어주는 데 앞장서고, 당·정·청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은 최우선적인 책무이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길이다.

대통령이 성공하고 국민이 행복한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이 실장은 지난 국정원장 청문회에서 “가슴 한 구석에 사표를 품고 일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국민을 바라보고 언제라도 제 책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사표를 내겠다는 각오라면 못할 것이 있겠는가.

박 대통령의 임기 3년차 여건은 어렵다. 올해 경제회생과 4대 개혁의 과제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박근혜정부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어제 이 실장과 함께 홍보수석을 김성우 특보로 교체하고, 주호영·김재원·윤상현 의원을 정무특보에 임명했다.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제도도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한다. 박 대통령은 폐쇄적인 만기친람식 국정운영으로 비판을 받았다. 임기 3년차 출발선에 선 박 대통령부터 국정운영 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다. 새로운 체제로 국가혁신을 이끌 국정 동력을 되살리기 바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