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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피습에 노출된 일선 경찰…방탄복 지급 안돼

입력 : 2015-02-27 14:22:39 수정 : 2015-02-27 14: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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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나 지구대엔 방검복만 있어…과거에 경찰 총격사망 5건 파출소나 지구대에 방탄복이 보급돼 있지 않아 일선 경찰관이 총기 피습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경기 화성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장 이강석 경감(소장)이 피의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이모 순경과 2인 1조로 현장에 먼저 도착한 이 경감은 현관문을 열려고 하자 피의자가 1차로 총을 쐈고, 뒤로 물러난 이 경감이 재차 현관문을 살짝 연후 대화를 시도하려다 총에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범인체포·연행 관련 행동요령에 따르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상황에 따라 권총, 경찰봉, 수갑, 방검복, 전자충격기 등 필요한 장구를 사전에 준비하게 돼 있다.

당시 "작은 아버지가 부모님을 총으로 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으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막상 총격에 대비할 장비가 없었다.

방탄복은 경찰서의 타격대, 특공대 등에만 보급됐을 뿐 파출소나 지구대에는 칼등에 찔리거나 뚫리지 않도록 특수강으로 제조한 방검복만 지급됐기 때문이다.

피의자가 사용한 총기는 12구경 이탈리아제 엽총으로 방검복이 막아 내기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이 경감은 신고를 받고 신속히 출동하느라 방검복마저 챙겨 입지 못했다. 이 경감이 휴대한 화기는 실탄 권총이 아닌 테이저건으로 엽총에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이틀 전 총기 살해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경찰이 총기 사용 피의자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당시 이 경감 등 파출소 인력뿐 아니라 형사기동대, 타격대 등도 출동 중이었다. '파출소장과 피의자가 서로 아는 사이 같았다'는 이 순경의 진술에 비췄을 때 이 경감이 피의자를 진압하려 들어갔다기보다는 말로 설득하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경찰이 총격에 사망한 사건은 이번 사건을 제외하면 모두 5건인 것으로 추정된다.

1971년 8월 10대 소년 두 명이 예비군 무기고에서 훔친 카빈 소총을 난사해 순경이 숨진 사례가 최초고, 같은 달 실미도에서 훈련받던 특수군인들이 버스를 탈취, 서울로 올라오던 중 군·경수색대와 교전을 벌이는 과정에 경찰이 숨진 것이 두 번째 사례다.

이후 나머지 세 건은 범인이 휴대한 총기가 아니라 경찰이 소지한 총기를 빼앗겨 일어난 사건들이었다.

최근 사례로는 지난 2001년 8월 경북 경주시에서 가족을 상대로 난동을 부리던 10대가 출동한 경찰관의 총기를 빼앗아 발사해 경찰관 1명이 숨진 사건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으면 일선 경찰관에도 방탄복을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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