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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각사 복원으로 이제 우리 문화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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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2-15 23:08:49 수정 : 2015-02-15 23: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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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류 열풍은 2000년대에 들어서 최고조에 이르며,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한국 드라마를 비롯해 K-팝으로 일컬어지는 가요 등의 문화콘텐츠는 가까운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유럽에서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동양의 작은 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찌 보면 세계의 입맛에 맞게 각색된 대중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한국 방문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해 1400만명으로 향하고 있는 지금, 세계인에게 내놓을 만한 진정한 우리 문화는 무엇인가. 판소리, 창극 등 우리의 정서와 전통을 대변하는 공연문화는 우리 가까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이처럼 전통 공연문화가 왕성한 활동을 펼치지 못하는 것에는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것도 크게 일조한다.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는 ‘원각사터’ 표지석이 남아 있다. 원각사는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선진 문물 도입을 위해 노력하던 고종황제가 국가의 분위기를 일신하고 새로운 근대국가로의 변혁을 꾀하기 위해 칭경 40주년을 맞아 1902년 건립한 최초의 왕립극장이자 상설 실내극장이다. 이인직의 혈의 누, 신세계 등 신극과 판소리, 무용, 영화 등을 공연했던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근대식 공연문화의 요람으로 1914년 화재로 소멸되기까지 굳건한 위치를 지켜왔다. 종로구는 이러한 원각사의 역사성과 의미에 무게를 두고 2013년 7월부터 관계 전문가 고증과 다양한 문헌 등을 참조해 당시 원각사의 위치와 건축형식을 확인한 후 복원을 추진 중이다.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2013년 말에는 복원의 첫 단추로 국악계, 연극계, 판소리계, 근대 문화재 분야 등 각계의 원로 등이 참여한 가운데 ‘원각사 복원을 위한 발기인간담회’도 가졌다. 당시 건물 형태는 원형 평면에 원뿔형의 지붕모양, 회색 양철지붕, 붉은 벽돌조 2층, 4각 박스형의 포치를 둔 모양으로 외형은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고 복원 대지를 원각사터 표지석 인근 일대로 선정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서울시, 중앙정부, 그리고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그 누구라도 나서서 서둘러야 할 일이다.

이웃 나라 중국은 어떠한가. 중국을 대표하는 공연의 한 장르인 ‘경극’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전통극의 맥을 이어가면서 여전히 중국을 대표하는 지방극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중국 정부는 국가 문화사업의 하나로 경극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경극의 세계화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원각사는 전통건축과 근대건축의 가교가 될 수 있는 근대건축사에 중요한 건물이다. 뿐만 아니라 110년 전에 실재했던 역사적·문화적 공간을 문화 중심지인 종로구에 복원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 이를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해 전통문화공연 시설로 활용한다면 고궁과 함께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공연을 세계인에게 선보일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다. 13억 유커가 몰려온다. 이제 우리도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자.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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