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MB ‘회고록’ 발간 놓고 새누리 계파갈등 조짐

입력 : 2015-02-01 19:23:06 수정 : 2015-02-01 23:22:5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친박 “정치 세력화 신호탄” vs 친이 “막후 훈수정치 기대” 이명박 전 대통령(MB)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발간을 놓고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친이(친이명박)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친박진영은 회고록 발간이 이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이계의 정치세력화 시도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하며 경계하는 기류다. 회고록 내용, 출간 시기가 사전계획에 따른 것으로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주변 인사 10여명이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점으로 미뤄 회고록 출간을 통해 정치적 입지 강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친박진영의 분석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의 내부 결속이 필요한 만큼 회고록이 그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친박진영은 대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을 굳이 방어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친이 측과 사실상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친박진영이 이를 실행화하면 당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친박진영 일부에서는 그동안 현 정권의 ‘보호’를 받아온 이 전 대통령 측이 사실상 ‘마이웨이’를 선언한 이상 MB 측과 더 이상 묵시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전·현 정권의 불화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MB와 잔당들’이란 거친 표현까지 친박 핵심의 입에서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고록 살펴보는 시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출간된 1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한 시민이 책을 살펴보고 있다. 회고록에는 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세종시 수정안 부결 사태, 남북관계, 자원외교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김범준 기자
친박 중진의원은 1일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상당히 계산하고 움직인 것으로 보이며 정치 세력화를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전 대통령이 친이계들과 본격적으로 어울리면 무시 못할 세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친박 의원은 “새 권력 앞에 헌 권력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동안 (이 전 대통령 측을) 너무 많이 봐주었는데”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한 친박 의원은 “이 전 대통령 측의 정치 속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을 방어할 이유가 없어졌다. 생각이 싹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반면 친이 측은 이 전 대통령이 정치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훈수정치’를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보였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2년간 곁불을 쬐는 등 ‘찬밥신세’를 지냈다고 생각하는 친이 측은 이 전 대통령이 앞으로 정신적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친박들이 열 좀 받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친이계 의원도 있었다. 사실 친이계로선 친박계와 맞서 싸우며 단합을 이끌 수 있는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없는 실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재임시절 주류인 친이계를 견제하며 비주류인 친박계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었다. 친이계는 이 전 대통령에게서 박 대통령과 같은 존재감을 바라는 눈치다.

친이계의 한 4선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정치활동을 안 하겠지만 뒤에서 훈수를 두지 않겠느냐”며 “이 전 대통령은 좋은 자산으로, 국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친이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재단이나 연구소 등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전직 대통령의 문화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