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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끈질긴 학교 촌지, ‘서울시교육청 대책’ 전국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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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13 21:39:14 수정 : 2015-01-13 21: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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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계성초등학교 교사 2명이 학부모들로부터 수백만원대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됐다. 한 교사는 학부모에게서 네 차례에 걸쳐 현금 100만원과 상품권 200만원, 한약재 30만원어치를 받았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들의 파면을 학교법인에 요구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8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한 이후 촌지 수수로 파면을 요구한 첫 사례다. 학교 현장의 고질병인 촌지의 민낯이 또다시 드러났다.

학교의 촌지 악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많이 바뀌기는 했다. 하지만 고질의 뿌리는 아직도 뽑히지 않은 채 시시때때로 터져 나온다. 2012년 2월에는 교장 6명이 급식업체를 비롯한 납품업체와 학부모, 교사에게서 최대 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고입이나 대입용 상과 촌지를 맞바꾸는 양심 불량 교사도 있었다. 촌지를 건네는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눈에 띄지 않도록 휴대전화 모바일 상품권이나 택배를 이용해 촌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하니 혀를 찰 노릇이다.

계성초등학교 학생들은 “교사들이 촌지를 준 아이만 부드럽게 대하고 다른 아이들은 혼내거나 차별했다”고 말한다.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존경심이 우러나겠는가. 금품을 건네는 학부모의 ‘빗나간 자식 사랑’은 더욱 비난받아 마땅하다. 광주시교육청의 조사 결과 ‘지난 1년간 촌지·향응 제공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2.7%가 ‘그렇다’고 답했다.

교사는 학생을 어떻게 잘 가르칠지를 고민해야 한다. 잿밥에만 눈이 어두워서야 학생을 어떻게 바로 가르칠 수 있겠는가. 교권이 흔들린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교육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많은 교사는 학생 지도를 사명으로 생각하며 헌신하고 있다. 그런 교사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촌지 교사는 더 이상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엄중한 처벌만이 재발을 막는 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통해 촌지 액수가 10만원을 넘으면 해임·파면을, 100만원이 넘으면 형사고발하고 있다. 학교의 촌지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이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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