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곗바늘이 돌고 돌아 2014년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올해 국민은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울고 웃었다. 연초부터 터진 여러사고는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고, 세월호 참사에 전국이 눈물로 젖었다. 월드컵으로 우리의 여름은 잠시나마 뜨거웠으며,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반도가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청와대 문건 보도와 땅콩 회항 사건은 다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에 세계닷컴은 올해 터진 굵직한 일을 모아 되돌아보는 시간을 세 차례에 걸쳐 마련했다. <편집자 주>
<1편> [2014년 결산①] 카드사 개인정보 '술술'…대한민국을 눈물 젖게 한 '세월호 참사'
<3편> [2014년 결산③] '한전본사 부지' 현대차그룹에…통진당, 3년여 만에 '공중분해'
▲5월28일 =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로 22명 사망, 6명 부상
28일 오전 12시27분쯤 전남 장성군 삼계면 효사랑병원 별관건물 2층에서 불이 나 입원환자 21명과 진화에 나섰던 간호조무사 등 2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불은 6분 만에 진화됐지만 유독가스가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고, 유일한 출입문도 수십m 이상 떨어져 있었던 점 등이 드러나면서 사상자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병원에 불을 지르고 도망친 치매 노인 김모(82)씨에게 법원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5월28일 =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 논란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후보직을 사퇴했다. 지명 6일 만의 일이다. 안 후보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기자회견에서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총리 후보로 남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될 뿐 아니라 가족과 저를 믿고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는 것도 버겁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안타까워하시는 것 같았다는 비서실장의 전달을 받았다”고 말했다.
▲6월4일 = 6·4 지방선거…광역단체장 여당 8곳·야당 9곳 승리
제6회 6·4 지방선거 결과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이 각각 9곳, 8곳에서 승리를 거두며 어느 쪽의 승리도 장담 못 하는 묘한 성적을 거뒀다. 이는 현재 새누리당이 9곳, 새정치민주연합이 8곳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정반대로 뒤집힌 모양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과 충청권, 호남지역에서 승리를 거뒀고, 새누리당은 텃밭 부산 사수를 포함해 인천과 경기, 영남지역에 승리의 기를 꽂았다. 이 같은 성적표에 일각에서는 세월호 국정조사와 국정 개혁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일어날 거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6월21일 = 강원도 동부전선 GOP부대서 총기난사, 5명 사망
강원도 고성 22사단 GOP 주간 경계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임모(22)병장이 소초 인근에서 K-2 소총을 난사해 동료 장병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임 병장은 평소 동료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수색 과정에서 군병력은 임 병장을 3차례나 만났음에도 허술한 대응으로 놓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으며, 사고가 터진 직후 국방부는 “국민 여러분께 심리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6월24일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일제강점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청문회도 가보지 못하고 임명 2주 만에 사퇴했다. 안대희 후보자에 이어 2번째로 후보자가 사퇴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깜짝 발탁돼 눈길을 끌었던 문 후보자는 ‘친일·식민사관’ 논란에 스스로 물러나고 말았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사퇴하는 게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주는 것이라 판단했다”며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로 빠져들었고, 그런 상황이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됐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7월21일 = 송치재 별장 인근 매실밭에서 발견(6월12일) 신원미상 변사체 유병언으로 확인
6월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부패한 채 발견된 시신이 도주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100% 유병언이 맞다고 확신한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은 “부, 모, 형제 치아 등을 비교했을 때 인류학적, 법의학적 증거가 같으므로 틀릴 확률은 없다”며 “이게 틀렸다면 유전자 감식은 폐기해야 할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발견 당시 시신이 백골상태였다는 것과 관련해서 서 원장은 “언론에서 잘못된 용어를 선택한 것이다”며 “부패가 시작된 후 동물이 파먹거나 해서 변형을 일으키는 ‘사후손괴’였다”고 설명했다.
▲7월24일 = 최재경 인천지검장 '유병언 부실수사' 책임에 사의
최재경 인천지검장이 유병언과 관련한 검찰의 부실 수사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살아있는 상태로 유씨를 체포해 법정에 세워야 할 사명을 100% 완수하지 못해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최 지검장은 “수사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다면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라며 “세월호 수사팀 검사, 수사관들과 그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7월25일 = 정부, 만 65세 이상 노인에 기초연금 지급
기초연금 대상 선정 기준 등을 담은 관련 시행령이 7월2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이 적은 70%에 대해 매달 10~2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며, 이는 애초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내걸었던 만 65세 이상 노인 전원에게 20만원을 지급한다는 공약에서 후퇴한 모양새라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7월25일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재산 조사를 거쳐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며, 선정기준은 단독 가구의 경우 87만원, 부부 가구의 경우는 139만2000원이다.
▲7월25일 = 유병언의 장남 유대균 경기도 용인 오피스텔에서 체포
시신으로 발견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가 이날 오후 7시쯤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씨의 도피 조력자이자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엄마’로 불리는 신명희(64·여)씨의 딸인 박수경(34)씨도 체포했다. 유씨는 세월호 참사가 터진 직후인 지난 4월19일 프랑스로 도망치려다 자신이 출국금지 됐다는 사실을 알고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 등에서 도피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7월30일 = 7·30 재보궐선거, 여당 11곳-야당 4곳 승리
지방선거의 치열한 결과를 바탕으로 경합이 예상됐던 재보궐선거가 여당의 압승에 가까운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새누리당은 전국 15개 선거구 중 11곳, 새정치민주연합은 4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특히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점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전남 순천·곡성에서 49.4%의 득표율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40.4%)를 누르고 당선됐다는 사실이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전신인 한나라당, 신한국당 등을 포함해 1988년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8월5일 = 이성한 경찰청장, '유병언 부실수사 책임' 사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성한 경찰청장이 임명 1년4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청장은 “경찰이 책임질 일이 많아 제가 끌어안고 떠날 계획”이라며 “국가와 국민이 있는 한 경찰은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의 일신을 위해 청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남아있는 경찰관들을 향한 사회의 따뜻한 시선을 부탁했다.
▲8월12일 = 김수창 제주지검장 공연음란 혐의 체포
김수창 제주지검장이 12일 자정을 전후해 제주시 중앙로 인근의 한 음식점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김 지검장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근처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한 결과 음란행위를 한 사람이 김 지검장인 것을 최종 확인했다. 경찰 체포 해프닝 10일 만의 일이었다. 결국 김 지검장은 이날 법률 대리인을 통해 “충격과 크나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이 사죄한다”며 “극도의 수치심으로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검찰은 사건 석 달이 지나갈 즈음인 지난 11월, 김 지검장에 대한 병원치료를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8월14일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총 4박5일간의 방한 일정 소화를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 교황은 이날 세월호 참사 유족을 만나 위로의 말을 건넸으며, 청와대에서 주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펼쳤다.
▲8월15일 = 프란치스코 교황,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봉헌
15일에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으며, 이 과정에서 교황은 헬기가 아닌 KTX를 이용해 승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솔뫼성지에 있는 김대건 신부 생가에서 헌화 후 묵상을 바친 교황은 같은날 오후 열린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해 아시아 청년 6000여명과 만났다.
▲8월16일 = 프란치스코 교황, 서울 광화문 시복미사 집전 후 음성 꽃동네 방문
교황은 방한 사흘째인 16일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광화문 시복식 미사를 집전했으며, 윤지충 바오로 등 순교자 124위를 천주교 복자로 선포했다.
이후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교황은 시종일관 선 자세로 장애 아동들의 공연을 지켜봤다.
▲8월17일 = 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참사 유족 이호진씨 세례와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 집전
교황은 17일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이호진씨의 세례식을 진행했다. 이후 충남 서산의 해미 순교성지 성당으로 이동한 교황은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했다.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교황은 서울 명동성당에서 신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8월19일 = 영화 '명량', 누적 관객 수 1500만 돌파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이 개봉 21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500만을 돌파했다. 이는 영화 ‘괴물(2006)’의 1301만명을 8년 만에 깬 것이며, ‘아바타(2009)’의 1362만명도 뛰어넘은 기록이다. 개봉 3일 만에 관객 수 200만을 넘기며 ‘역대 최단 기간 200만 돌파’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명량’은 17일 만에 매출 1024억원을 올리는 등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1000만 관객과 1000억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리=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편집=김경호 기자 still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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