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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연의 월드와이드뷰] 美 공화, 중간선거 승리 유력…'승자의 저주' 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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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30 19:56:09 수정 : 2015-02-23 21: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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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지지율 추락에 압승 전망
공화 의회 장악땐 백악관과 갈등
민심은 시계의 진자와 같다. 왼쪽 끝까지 가면 그 다음에는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미국의 선거전을 보면 영락없이 이 민심의 법칙이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민심의 진자는 왼쪽 끝을 때렸다. 민주당이 백악관 및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을 독차지했다. 그로부터 6년이 흘러 오는 11월4일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는 민심의 진자가 이미 오른쪽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미국 언론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당인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이 확실시된다.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는 그룹은 새천년세대와 최대 소수 인종인 히스패닉 젊은 층이다. 젊은 층과 소수 인종 집단은 오바마를 두 번씩이나 백악관에 앉힌 주인공이다. 그러나 하버드대 정치연구소(IPO)가 18∼29세 젊은 층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이번 중간선거 예상 투표 조사에서 공화당 후보 지지율이 51%로 민주당 47%를 웃돌았다. 특히 한때 81%에 달했던 새천년세대 히스패닉의 오바마 지지율은 49%로 반토막이 났다.

미국에서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띤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고전을 거듭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이다. 미국 정치는 의회보다는 백악관 차지하기 싸움이다.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면 ‘승자의 저주’에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최근 “민주당에 굿 뉴스가 있다. 그것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다는 소식이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백악관과 의회가 극심한 당파 싸움으로 날을 지새울 게 뻔하다. 이때 심판관인 국민이 어떻게 판정할 것인지가 차기 대선의 관건이다.

미국 국민은 중간선거 이전에는 식물 정치, 무능 정치, 민심 이반 정치의 책임을 대통령에게 물었다. 그 여파로 공화당이 의회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중간선거 이후에 전개되는 정국 혼란의 책임은 공화당이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2년 후 대선에서 민심의 진자가 다시 왼쪽으로 향해 공화당이 패배하는 게 가장 실현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이다. 더구나 민주당에는 부동의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떡 버티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 인사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시나리오를 모를 리 없다. 문제는 공화당 내부의 역학 구도에 있다. 중간선거에 출전할 후보를 뽑는 당내 예비 경선 과정에서 강경파 후보가 득세했고, 이들이 그 여세를 몰아 본선에서도 승리를 거둬 연방 의회에 그대로 진출하게 된다. 티파티 등 당내 강경파 그룹이 공화당을 쥐고 흔들 공산이 크다. 악마는 바로 그곳에 숨어 있다.

한국 정치와 선거도 미국과 다를 게 없다. 좌파 정권 10년 이후에 민심의 진자가 우파 쪽으로 움직였다. 지금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어처구니없는 헛발질로 민심이 여전히 오른쪽에 머물러 있지만 이제 그 진자가 떠나는 일만 남았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정당이 민심의 진자를 조금이라도 오래 붙잡아 두는 방법은 딱 하나다. 그것은 강경파가 아닌 온건파가 주도권을 잡아 타협과 상생의 길을 걷는 것이다.

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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