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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한국인 첫 고위직… 표준화총국장에 이재섭씨

입력 : 2014-10-24 22:05:30 수정 : 2014-10-24 23: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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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글로벌 표준화 작업 총괄, 사물인터넷·웨어러블 등 분야
한국, 세계표준 선도 발판 마련
李 “국내기술 해외진출 기여”
이재섭(54)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이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서 표준화총국장에 선출됐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ITU 고위직에 한국인이 당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세계 ICT 표준화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ICT 산업·기술 발전과 관련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터키, 튀니지 후보와 3파전을 벌인 끝에 총 투표 수 169표 가운데 과반(85표)인 87표를 얻어 ITU 입성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2006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기식 전문위원이 표준화총국장에 도전했지만 선거활동 부족으로 고배를 마셨다. 

표준화총국장은 ICT 관련 글로벌 표준화 작업을 총괄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로 ITU 사무총장, 전파총국장과 함께 3대 중책으로 꼽힌다. 긴급구조 신호인 모르스 부호 ‘SOS’, 국제전화 국가번호 부여, TV·비디어플레이어 압축 기술 등의 국제표준을 정한 곳이 바로 표준화총국으로 인류의 삶 개선에 많은 역할을 했다.

ICT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려는 한국 입장에서 표준화총국장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웨어러블 기기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국제표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다. 현재 웨어러블 기술은 국제표준이 없어 각 제조사 간 제품의 호환성이 떨어진다.

또 우리나라는 이번 ITU 전권회의에서 ICT 융합과 미래 초연결사회의 핵심 요소인 사물인터넷(loT) 등을 주요 의제로 제안했다. 앞으로 표준화총국은 IoT 국제표준 설정에 나설 계획인데,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셈이다. 표준화총국장의 임기는 4년이지만 연임이 가능해 최장 8년 동안 글로벌 ICT 표준화 부문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당선자도 이날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표준들이 이미 많이 개발되고 있지만 ICT 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표준화총국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 ICT 융합 관련 기술이 국제표준이 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동안 이 연구위원의 당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외교부는 재외공간을 통한 지지교섭과 주한공관장 면담에 나섰고 선거 직전인 23일에도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오찬 리셉션을 열어 전권회의 175개 참가국 수석대표 등에게 지지를 당부했다.

이 연구위원은 건국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KT 연구개발본부 전략기획부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초빙연구원 등을 거친 뒤 현재는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KT 소속이던 1987년부터 ITU에서 표준화총국(ITU-T)에 참가하면서 표준화 관련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차세대 통신망, IPTV(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 클라우드 컴퓨팅, 미래 인터넷 등 글로벌 ICT의 물줄기를 바꾼 거의 모든 사안의 기술표준에 그가 관여안한 곳이 없을 정도다. 말그대로 ‘표준화’에만 27년간 몸담아온 표준화 전문가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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