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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톡톡]"얼굴 대신 열정"… 승무원 채용 변화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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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2 20:37:46 수정 : 2014-10-22 21: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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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여성 승무원이 넘쳐나는 항공업계에 요즘 신선한 ‘인사실험’이 한창입니다. 아시아나에 이어 자회사인 에어부산도 기내 승무원 채용을 위한 입사지원서에 증명사진란을 없앴답니다. ‘얼굴’ 대신 ‘열정’을 보고 뽑겠다는 취지라네요. 외모 때문에 서류심사 문턱도 못 넘어 면접에서 자신의 끼를 보여줄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는 원성이 적지 않은 항공업계 채용 현실로 보면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그깟 증명사진이 뭐기에 취업에 무슨 큰 영향을 끼칠까’라며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을 텐데요, 사진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전언입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9일 인사담당자 289명을 상대로 ‘증명사진이 채용에 영향을 미치느냐’고 질문한 결과 92.5%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항공사들은 외국 기업에 비해 ‘예쁜 여성만 승무원으로 채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죠. “우리나라 스튜어디스가 제일 예쁘더라”며 여승무원의 미모로 국적기와 외국 항공기를 비교하는 우스갯소리를 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취업 준비생에게 증명사진은 또 하나의 ‘스펙’이 된 지 오랩니다. 인터넷에서 여승무원 지망생 사이트를 찾아보면 서류전형 합격률을 높이려면 토익 점수를 올리기보다 증명사진부터 바꾸라는 조언이 꽤 많더군요. 서울 강남에는 취업전문 사진관까지 등장했을 정도입니다. 화장과 머리 손질은 기본이고, 증명사진 맞춤형 자세와 표정, 복장까지 세세하게 코치해주고는 한번 촬영에 수십만원씩 챙긴답니다. 승무원 지망생 사이에 불던 ‘취업사진 열풍’은 이제 다른 업종의 취업 준비생까지 번졌다고 합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항공사들은 승무원 지망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보다 공정한 채용을 기하고자 증명사진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모양입니다. 더 나아가 업계 일각에서는 보정이 잔뜩 들어간 요즘 증명사진은 실물과 너무 달라 안 받는 게 낫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옵니다. 사진을 없앴지만 면접이 있기에 평균적인 외모로도 좁디좁은 승무원 취업 관문을 뚫는 이가 나올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하지만 영국처럼 이력서에 사진을 부착하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미국과 호주같이 이력서 사진을 요구하지 않는 그런 날은 올 수 있을까요?

황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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