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관련 강의 실적 13회 그쳐 청소년 대상 ‘나라사랑 교육’에서 ‘독립운동’ 강연은 사실상 ‘제로(0)’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기관은 독립운동 관련 강사를 명단에 끼워넣었을 뿐 실제 강연은 거의 배당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이 기관의 강사를 적극 활용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보훈처가 제출한 자료에는 ‘2014 나라사랑 교육 전문 강사진 명단’의 120명 강사 중 주요 경력으로 독립유공자 또는 독립운동 관련 전문성을 갖춘 강사는 14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4 나라사랑 교육 학생 대상 실적’과 비교해 보면, 14명 중 실제 강의를 한 강사는 김동환 3·1정신 구국운동범국민연합총재(전 고교 교장·1회), 김헌 춘천문화원 교육홍보팀장(의암 류인석 유적지 청소년 독립운동 교육활동 경력·3회), 문대식 광복해 유족회장(전 고교 교감·3회), 홍소연 전 백범기념관자료실장(전 중학교 역사체험 강사·2회)등이었다.
김영관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 김형목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비롯한 8명은 강의 실적이 ‘0’회였다. 이들 대부분은 독립운동 관련 연구원, 교수, 교사 등 경력을 갖춘 강사다. 한 강사는 “이런저런 이념을 떠나 나라사랑의 시작이 일제에 대한 저항이었고 대표적인 게 독립운동이지만, 보훈처에서 강의 요청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강의 대부분은 군 출신이나 새터민 등이 맡고 있었다. 최다 출강자는 손대익 포항송라노인대학장(참전군인·20회), 전혜숙 통일연구회 안보교수(새터민·16회), 최금희 자유총연맹 경북지회 강사(새터민·14회), 오장근 6·25참전유공자회 강사(참전군인·13회) 순이었다.
보훈처의 나라사랑 교육은 ‘국가 자긍심과 호국보훈 의식 고취’라는 강의 주제로 2012년부터 해마다 강사진을 확대·보완해가며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초중고생 11만3184명에게 교육이 진행됐고, 올해는 6월 현재 7만4918명이 강의를 들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통일교육주간 내실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국 초중고교가 통일 계기교육(특정 계기로 사회현안 등 특정 주제를 다루는 일회성 교육)을 실시하고 보훈처의 나라사랑 강사단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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