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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ℓ로 100㎞ 달린다”… 자동차 시장 연비전쟁 점화

입력 : 2014-10-06 19:40:02 수정 : 2014-10-06 19: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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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마그네슘 등 각종 신소재 사용
차체는 물론 연료탱크·시트까지 감량
2014 파리모터쇼에서 르노가 콘셉트카로 공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이오랩’의 무게는 1t이 안 되는 955㎏이다. 이오랩은 가솔린 1L로 100㎞를 달린다. 전기모터만으로 최대 60㎞를 달릴 수 있고, 최고 120㎞/h까지 속도를 낸다. 르노는 앞으로 상용화할 100건 이상의 신기술을 이 차에 담았다고 했지만, 가장 놀라운 건 역시 연비다. 적은 연료로 더 많이 달릴 수 있다는 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것과 같다. 고연비가 바로 친환경인 셈인데, 세계 자동차 시장은 이미 고연비 전쟁에 돌입했다.

르노가 내놓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텝트카 ‘이오랩’은 휘발유 1L로 100㎞를 달린다.
르노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플래그십인 S500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가솔린 2.8L로 100㎞를 달리는 차를 상용화했다. 전기 배터리 용량을 대폭 늘려 전기모터만으로 33㎞를 달릴 수 있고, 연비 주행을 돕는 ‘햅틱 페달’을 적용했다. 1㎞ 주행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65g에 불과하다. 벤츠는 앞으로 C클래스 등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차 10종을 더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최초의 하이브리드차를 내놓은 도요타의 도전도 무섭다.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통한 연료 저감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고연비 가솔린 엔진을 새로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내년까지 전세계에서 14종의 새 엔진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토요타는 이날 렉서스 최초의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NX300h’를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NX300h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강화 전략에 따라 내년 출시 예정인 2L 가솔린 터보 모델 NX200t에 앞서 출시됐다.

‘이오랩’의 액티브 휠은 브레이크 작동이 잦아 열이 발생하면 열려 공기를 받아들이고, 고속주행 시 닫혀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르노 제공
1L로 100㎞를 달리는 콘셉트카를 처음 내놓은 건 폴크스바겐이다. 2002년 ‘1L 차’를 공언하더니, 지난해 ‘XL1’ 양산형 모델을 선보였다. 4인승인 이오랩과 달리 2인승인 XL1은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을 사용해 무게가 795㎏에 불과하다. 역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인 XL1은 전기모터로만 50㎞ 주행이 가능하고, 1L의 연료로 최대 111.1㎞를 주행할 수 있다. 양쪽 문이 위로 열리는 버터플라이 방식이고, 공기 저항을 없애기 위해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카메라가 이를 대신한다.

고연비 경쟁의 최고 각축장은 역시 유럽. 유럽연합(EU)은 내년까지 제조사별 평균 탄소 배출량을 1㎞당 95g이하로 제한하고, 2020년까지 85g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프랑스 정부는 2020년까지 2L로 100㎞를 가는 차량이 평균화되길 원한다. 이에 푸조와 시트로앵은 208 하이브리드에어 2L, C4칵투스 에어플로 2L를 각각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였다. 둘 다 연료 2L로 100㎞를 달린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하는 방식 대신 엔진에 압축공기를 주입해 연료 효율을 극대화하고, 알루미늄과 탄소섬유 등 신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100㎏가량 줄임으로써 고연비를 실현했다.

콘셉트카인 이오랩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유럽에서 잘 팔리는 B세그먼트에 속하는 르노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기반으로 했다. 이오랩 프로젝트를 총괄한 로랑 토팽은 “차체를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는 기술은 이미 나왔지만, 소비자가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 한다”며 “르노의 철학은 모든 소비자가 고연비 기술을 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의 ‘이오랩’은 지난해 양산형이 공개된 폴크스바겐의 ‘XL1’이 2인승인 것과 달리 4명이 탈 수 있다.
르노 제공
철로 만들었다면 10㎏ 안팎일 지붕에 포스코의 마그네슘 판재를 써서 4.5㎏로 줄이는 등 차량 이곳저곳에 기존 강철 외에 알루미늄, 마그네슘, 플라스틱 복합체 등 다양한 신소재를 사용해 130㎏을 줄였다. 기어나 냉각 시스템은 물론 연료탱크도 감량 대상. 엔진과 변속기를 아우르는 파워트레인에서 160㎏을, 시트 등 내부 구성품에서도 110㎏을 감량해 클리오보다 400㎏이나 가벼운 괴물이 나왔다.

공기저항은 클리오보다 30%가량 줄어든 0.235. 공기저항이 가장 적은 차체 모양을 만든 것만으로도 평균속도 130㎞/h로 달렸을 때 100㎞를 달리는 데 쓰이는 연료를 클리오보다 1.2L가량 줄였다. 여기다 고연비 구현 기술의 ‘총아’으로 떠오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했다. 브레이크 사용이 잦아 열이 발생할 때에는 휠이 열려 공기를 받아들이고, 고속주행 시에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완전히 닫히는 ‘액티브 휠’이 적용됐다. 미쉐린이 만든 타이어의 너비는 145㎜로, 클리오 것보다 40㎜나 좁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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