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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국이 쏘아 올린 우주개발 꿈… 세계 각국서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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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05 21:33:11 수정 : 2014-10-05 23: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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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우주강국으로 부상하는 인도
인도는 유엔이 발표하는 각종 지표에 단골로 등장하는 ‘빈곤국’이다. 그런 인도가 아시아 1, 2위 우주강국 일본과 중국이 실패한 일을 해냈다. 지난해 11월 ‘설마’ 하는 주변국의 의심 속에 발사된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은 10개월 동안 6억8000만㎞를 묵묵히 날아 최근 화성 궤도에 안착했다. 망갈리안의 성공을 통해 인도는 우주굴기로 비상을 꿈꾸는 중국의 대항마로 단숨에 부상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국제사회의 캐스팅 보트로 환영받고 있는 인도가 우주시장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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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국이 쏘아 올린 우주강국의 꿈

망갈리안의 성공에 대해 외신들은 ‘깜짝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행운이 아닌 50년 노력의 결과였다.

인도가 우주개발에 뛰어든 것은 1969년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를 설립하면서부터였다. 국가 핵개발기구 산하에 있던 ISRO는 1975년 정부기구로 승격됐다. 4년 만인 1979년 자체 제작한 발사체 SLV-3을 발사했고 몇번의 실패 끝에 이듬해 로히니 1호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 1992년 2세대 로켓인 대형위성발사체(ASLV) 발사에 성공했으며 극위성발사체(PSLV) 로켓은 1994년 발사 시도 두 번 만에 성공시켰다. PSLV는 현재까지 인도가 주력 운영하고 있는 발사체다. 2001년에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정지궤도위성발사체(GSLV)를 세계 6번째로 자체 개발해 발사에 성공했다.

인도의 우주개발은 2008년 크게 발돋움한다.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의 성공 덕이었다. 세계 6번째, 아시아 3번째로 이룬 쾌거였다. 찬드라얀 1호는 이듬해 달에서 물과 얼음을 발견하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 거기에 이번 망갈리안의 성공까지 더해지면서 인도는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으로 부상했다. 인도는 2016년 망갈리안 2호를 발사해 2차 화성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당초 2013년 발사하려다 미뤄진 찬드라얀 2호도 2017∼2020년 달로 보낼 예정이다. 달과 화성에 이은 태양 탐사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인도는 태양 탐사 프로젝트 ‘아디티야’를 가동해 2017∼2020년 사이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모든 우주사업을 실현할 예산이 뒷받침될지는 미지수다. 인도가 이번 망갈리안의 성공을 미국 화성탐사선 메이븐의 10분의 1인 ‘초저예산’으로 이끌어냈다고는 하나 우주사업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의 우주개발 예산은 12억달러로 중국의 3분의 1, 미국의 31분의 1에 불과했다. 올해 예산도 13억달러로 1억달러 늘어났을 뿐이다.

지난해 11월 5일 망갈리안을 실은 극위성발사체 발사 장면.
이 정도 예산조차 현 인도 경제 상황에는 ‘사치’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414달러로 전체 186개국 중 146위를 기록했다. 보건사업, 위생사업에 더 투자해야 할 마당에 우주사업이 웬 말이냐는 것이다. 게다가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통신위성, 대기 관찰 위성 등이 아닌 화성탐사, 달탐사 등 대형 우주사업은 ‘보여주기’에 그칠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날개 단 우주외교, 세계 각국 ‘러브콜’

최근 세계 우주시장의 트렌드는 국가 간 ‘콜라보’, 즉 협력이다. 우주사업이 막대한 예산과 인력,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우주개발을 위해 타국과의 협력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위성기술과 자체 발사능력을 갖춘 인도는 우주개발 시장에서 크게 환영받고 있다.

프랑스는 인도의 가장 든든한 ‘우주동맹국’이다. 인도는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에 있는 사티시 다완 우주센터(SHAR) 발사단지 건설 당시 프랑스로부터 발사대와 발사장 기술을 지원받았다. 또 2004년 ISRO와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원(CNES)은 메가 트로픽스 프로젝트를 가동해 지난해 공동으로 SARAL 기상관측 위성을 발사했다. 양국은 합작 통신위성 등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다른 유럽 국가와도 관계가 좋은 편이다.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에는 독일, 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의 기술이 포함됐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인도가 우주기술을 통해 유럽과 관계를 긴밀히 다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지역 평화 유지에도 우주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인도는 최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이 가입돼 있는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회원국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위성을 발사할 계획을 내놨다. 인도는 1999년 외국 위성 발사 서비스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19개국 35개 위성을 쏘아 올렸다.

러시아도 인도와 우주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러시아는 1984년 소유스 우주선에 인도 출신 라케시 샤르마를 태워 보내 인도의 첫 번째 우주인 탄생을 돕기도 했으나 최근 극심한 우주과학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러시아 우주기술 인력은 평균 연령이 50대일 정도로 미래가 암담하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과학과 수학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으로 우주기술은 물론 풍부한 인력 풀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면서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현재 인도의 우주기술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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