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임창우(22·대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이날 우승은 임창우의 결승골에서 완성됐지만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이 무실점 전승으로 우승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김승규가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단 한 골도 뒤로 흘려보내지 않았던 김승규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Mixed Zone)에서 취재진과 만나 브라질월드컵 당시를 떠올렸다.
김승규는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나서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을 안고 돌아왔다. 특히 4골을 허용한 알제리전(0-4 패)은 악몽과 같았다.
그는 "브라질월드컵이라는 큰 경험 후에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갔고, 아시안게임까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당시 선수 모두에게 아픔이 있는 월드컵이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을 거쳐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승규는 무실점으로 이번 대회를 마친 것에 대해 "솔직히 약팀을 상대로 어쩌다 한 번씩 오는 공을 막는 게 더 힘들다"면서 "북한 경기를 봤는데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고 했다.
가장 고마운 사람을 꼽아달라는 주문에 그는 "(김)신욱이 형과 (박)주호 형이 가장 많이 생각나고 고맙다"며 "특히 신욱이 형은 본인이 아픈데도 후배들에게 좋은 말도 많이 들려주고 누구보다 힘을 불어넣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연장전에 돌입하기 전에 어떤 얘기를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후배들을 모아놓고 '비겨도 되니 천천히 해라. 우선은 골 안 먹는 게 중요하다. 승부차기에 가더라도 내가 다 막을테니 믿고 서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승규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었으면서도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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