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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한류’ 첨병 K-픽션 나왔다

입력 : 2014-10-02 20:03:32 수정 : 2014-10-02 20: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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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일상·감각 전할 젊은 작가 5인 단편 소설
영문과 함께 수록해 출간, 소재는 한국의 경계 넘어
한국 젊은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한영 대역으로 펴내는 K-픽션 시리즈가 출간됐다. 단편소설 한 편이 작은 문고판 단행본으로 영문과 함께 수록되는 형식이다. 지난 7일 열린 간담회에서 이 시리즈의 기획위원인 정은경 원광대 국문과 교수는 “근대화된 지 얼마 안 된 짧은 역사로 인해 아직도 외국에서는 동시대 한국인의 일상에 대해 잘 모르는 편”이라며 “근대소설에서 접한 전쟁과 민주화의 격동 상황이 그나마 알려진 정도일 텐데 K-픽션은 한국인의 동시대적 감각과 일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에 첫선을 보인 5권을 일별해보면 기획의도가 선명하게 잡힌다. 대부분 작품의 배경이나 소재가 한국의 경계를 넘어선다. 

K-픽션 시리즈로 작품을 펴낸 소설가 최민우 박형서 손보미.(왼쪽부터)
박민규의 ‘버핏과의 저녁식사’는 전설적 투자의 귀재이자 미국의 5대 갑부로 불리는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과의 식사 자리에 경매로 따낸 티켓을 들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참가하는 ‘안’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민우의 ‘이베리아의 전갈’ 역시 외국 어느 도시를 배경으로 한국인 첩보원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박형서의 ‘아르판’이나 손보미의 ‘애드벌룬’, 오한기의 ‘나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배경이 외국이거나 글로벌한 소재를 작품에 녹여낸 경우다.

“한국에서 출간되는 모든 문예지를 매 계절마다 편집위원들이 나눠 읽고 각자 한두 편씩 추천한 뒤 열띤 토론의 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에서 선정된 가장 우수한 작품을 영문으로 번역해 소책자로 펴냅니다. 우수함의 기준은 일차로 예술적 수준이겠고, 그 다음으로는 세계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나 주제인지를 눈여겨 봅니다.”

이경재 계간 ‘아시아’ 편집위원은 “문학이 대중으로부터 급격히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K-픽션 시리즈가 가능하면 많은 독자들과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갈수록 호흡이 짧아지면서 음반도 음원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독자와 소통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도 작가의 특징이 압축된 작품 하나를 집중 조명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번역에 참가한 전승희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은 “무엇보다도 이번에 선정된 작품들 자체가 참신했다”면서 “가벼워보이는 문체이지만 사실은 상당히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 전세계 사람과 호흡할 수 있는 뛰어난 작품들”이라고 평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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