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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이코어, ‘디스’가 아닌 ‘실력’에 더 주목해야 할 그룹

입력 : 2014-09-29 08:00:00 수정 : 2014-09-29 09: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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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코어

지난 8월 가요계에서 가장 이슈가 된 걸그룹은 씨스타도 걸스데이도 아닌 에이코어라는 신인 그룹이었다.

데뷔곡 ‘Payday’를 발표하고 갓 10일이 넘은 시점에서 에이코어의 막내 케미는 선배 걸그룹2NE1의 박봄을 적나라하게 디스하는 곡을 힙합 커뮤니티에 공개했고, 이는 단숨에 대형포탈사이트를 점령하며 어마어마한 주목을 받았다.

물론 이후 케이와 에이코어는 2NE1과 YG엔터테인먼트의 팬에게 끊임없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지만 이들은 꿋꿋이 버텨냈고, 9월 신곡 ‘But Go(벗고)’를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 이슈거리가 아닌 실력을 보라

케미의 디스곡 ‘DO THE RIGHT THING’이 공개된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의 관심은 ‘신인 걸그룹 멤버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선배 걸그룹 멤버를 디스했다’라는 것에 집중 됐지만,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케미의 랩실력은 어떠했나’이다.

디스가 힙합에서 파생된 독특한 문화인만큼 하나의 랩으로써 얼마나 완성도가 있느냐가 더 많은 지지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갓 18살의 고등학생인 케미의 시작은 사실 랩이 아닌 댄스였다. 케미는 “춤을 먼저 췄는데 노래하는 것도 욕심이 나서 불러봤는데 주위 반응이 다 안 좋았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케미는 “그래서 랩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그대로 했다”라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기까지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었음을 알렸다.

약간은 돌아서 시작한 래퍼의 길이지만 실력은 확실하다. 실제 ‘DO THE RIGHT THING’이 공개된 이후 만나 본 몇몇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은 케미의 랩을 두고 이구동성으로 “어린데도 랩을 잘한다”라고 랩실력을 인정했다.

그렇다고 에이코어가 케미 한명만을 앞세우고 있는 팀은 아니다. 다른 멤버들 역시 하나하나 눈여겨 볼만한 색다른 사연과 이력을 자랑한다.

먼저 소속사를 이적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면서 뒤늦게 합류한 태희와 다야(에이코어의 데뷔곡 ‘Payday’ 활동 당시에는 지영과 민주, 케미 3인조로 활동했다)는 이미 한차례 에잇폴리라는 걸그룹으로 데뷔를 한 적이 있다.

특히 다야의 경우 KBS2 드라마 ‘반올림3’에서 여주인공 주시은 역으로 출연하는 등 연예계 경력이 만만치 않다.

다야는 “‘반올림3’은 ‘내가 뭘 해야지’해서 출연했다기보다 어떻게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그렇게 됐다”라며 “원래는 노래를 준비해 왔고, 미련이 남아 다시 연습생으로 들어가 걸그룹으로 나오게 됐다”라고 연기자로 데뷔했다가 걸그룹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부산에서 가수의 꿈을 안고 상경한 태희는 뮤지컬 쪽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졸업 후 뮤지컬 ‘햄릿’에 출연하다가 지금 여기로 오게 됐다”라고 밝힌 태희는 “뮤지컬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나중에 꼭 다시 하고 싶다”라고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함께 드러냈다.

지영은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숨은 실력자이다. 어려서부터 춤을  춰 오며 이미 중, 고등학생 때 댄서로 활동을 시작한 지영은 “아무래도 뒤에서 춤만 추다 보니까 노래도 부르고 내 무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때부터 오디션보기 시작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가수를 지망한 것은 아니다. 노래에 대한 재능도 있었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계속 노래를 배우며 실력을 갈고 닦는 노력이 더해졌다.

지영은 “노래를 배우다 보니 녹음실 엔지니어들과 친해져서 가이드나 코러스를 하게 됐다”라며 “지나와 시크릿, 포미닛 등의 가이드 녹음과 코러스를 했었는데, 이때 녹음을 하면서 ‘빨리 내 것을 발매하겠다’라고 다짐했었다”라고 가수에 대한 열정을 전했다.

마지막 멤버 민주는 팀의 스타일 담당이다. 데뷔전 민주는 쇼핑몰 메인모델로 활동했으며, 다른 멤버들에 따르면 그것도 상당히 잘나가는 모델이었다.

민주를 대신해 지영은 “쇼핑몰 메인모델이었는데 잘 나갔다. 시급이나 페이가 높은 편이었다”라며 “(모델 출신이니)앨범 재킷 사진을 찍을 때도 더 예쁘고 돋보이게 보이는 노하우를 알더라”라고 그녀에 대한 자랑을 늘어놔 웃음을 선사했다.

태희, 다야


▲ 남들은 할 수 없는, 차별화에 대한 자부심

에이코어는 걸그룹임에도 말랑말랑한 걸스 힙합보다 묵직한 오리지널 힙합 사운드를 추구하는 팀으로, 현재 활동곡 ‘But Go’ 역시 상당히 강렬한 에너지와 힘을 담고 있다.

특히 슬래셔 무비의 한 장면을 연상 시킬 정도로 파격적인 뮤직비디오는 섬뜩함을 불러오기도 한다.

실제 19금 판정을 받은 ‘But Go’의 뮤직비디오에 대해 다야는 “우리도 걱정을 안 한 건 아닌데, 뮤직비디오에서는 강하게 표현 됐다”라며 “대신 무대에서는 나름 여성성을 보여줄 수 있는 파트도 있고 섹시한 안무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케미로 인해 차고도 넘칠 만큼 관심을 받은 에이코어이지만 디스가 아닌 에이코어 자체에 대한 관심은 아직까지는 크지 않다.

“아직까지 (우리 노래에)반응이 크고 그렇지는 않다”라고 솔직하게 말한 에이코어 멤버들은 “그래도 친구들과 주변사람들에게는 많이 연락도 오고 멋있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라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어 이들은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걸 하고 있으니까 차별화에 대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라고 음악만큼이나 당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기존 K팝 걸그룹 중에서 보기 힘든 콘셉트 덕분인지(물론 케미의 힘이 컸다는 것도 인정했다), 에이코어는 해외팬들이 많은 편이다.

에이코어 멤버들은 “데뷔전부터 기대한다는 해외 팬들에게 메시지도 주고 받고 그런다”라며 “요즘에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브라질, 캐나다, 일본, 태국 등 정말 여러 나라에서 응원글이 올라오고 있다. 번역기로 한글로 번역해 적은 글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다”라고 흐뭇해했다.

끝으로 “당분간 디스는 없을 것 같다”라며 농담반 진담반의 계획을 밝힌 에이코어는  “꼭 ‘But Go’ 같은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카리스마적인 모습이나 힙합 사운드는 기본으로 가지고 갈 거 같다. 우리에게 잘 어울리고, 신나면서 강한, 남들이 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무대에서 신나게 즐기면서 놀 수 있는 그룹이 되겠다”라고 각오를 덧붙였다.

지영, 민주, 케미


최현정 기자 gagnra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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