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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억'소리 나는 탄산수의 숨겨진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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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21 08:59:34 수정 : 2014-09-24 14: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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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주부 A씨에게 고민이 생겼다. 두 애들 모두 아토피 증세가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날씨는 무더워져 아이들이 탄산음료를 찾는데, 떼쓰는 아이들을 달래는 것도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민 끝에 A씨는 대형마트에서 탄산수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는 “탄산음료처럼 청량감이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 몸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며 “신혼 때 구입했던 냉장고를 아예 탄산수 제조기가 달린 모델로 바꾸든지, 탄산수 제조가 가능한 정수기를 구입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톡톡 쏘는 탄산수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하지만 탄산수의 건강상 효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탄산수 한병엔 마그네슘 일일 권장량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을 만큼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일반 생수와 비교했을 때 약 10~70배 차이가 난다. 다만, 공복이거나 약을 복용하고 있을 경우 일반 생수를 마시는 게 몸의 부담이 적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 천송이는 극중 집 냉장고에서 탄산수를 제조해 마셔 화제가 됐다. 탄산수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덩달아 치솟았다. 탄산수를 만드는 기계와 탄산수 제조가 가능한 냉장고 등 관련 가전제품의 매출에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모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방송 후 최근 1개월 동안의 탄산수제조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했다.

탄산수는 유럽 등 해외에서 일반화되고 있다. 미네랄 섭취가 용이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히,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일반 탄산음료의 청량감도 느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탄산수 시장은 지난 2011년 110억원대에서 2012년 130억원, 지난해 기준 200억원대 고지를 넘어섰다. 매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흐름이다. 더욱이 올해는 ‘웰빙 음료’ 바람이 크게 불면서 약 350억원 규모에 다다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토록 성장을 거듭해 온 국내 탄산수 시장이 코카콜라가 내놓은 ‘씨그램’의 합류로 4강 구도를 형성하며 커지고 있다. ▲일화의 ‘초정탄산수’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 ▲네슬레의 ‘페리에’에 이어 강력한 다크호스가 등장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생수시장 30% 이상을 탄산수가 차지하는 걸 감안하면 현재 3%도 안 되는 국내 시장에서는 시장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탄산수는 피부 미용을 위한 화장품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탄산수가 미용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건 한 유명 여배우의 말 한마디가 컸다. 그는 한 토크쇼에서 “탄산수 세안법으로 얼굴 부기를 조절하고 피부 탄력을 유지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피부 관리 비결을 공개했다.

이를 놓칠세라 화장품 업체들은 잇따라 탄산수 관련 제품들을 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는 탄산 거품이 피부 속 노폐물제거와 브라이트닝 마사지 효과를 선사하는 브라이트닝 탄산수 휘핑 클렌저를 최근 출시했다. 헤라에서 선보인 아쿠아 쿨링 CC는 피부에 쿨링감을 제공해 산뜻한 여름철 베이스 메이크업을 도와주는 제품으로, 탄산수가 함유돼 피부에 상쾌함을 더해 준다. 또한 네이처리퍼블릭은 탄산수를 이용한 탄산수 오프닝 토너와 대나무 숯 코&T존 팩으로 구성된 메이크업 키트 제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탄산수에 대한 건강의 효능은 아직까진 ‘글쎄요’다. 관련업계는 탄산수가 소화와 배변활동을 촉진한다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고, 효능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또 얼굴 각질 제거 등 피부미용 효과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노폐물 제거와 마사지 효과가 나타나지만, 이는 과학적 효능이 아니라 세안의 효과로 보는 것이 맞다”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평소 소화기 계통 불편한 증상이나 역류성 식도염 등은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 영·유아나 어린 아이들에게는 탄산수 음용이 탄산음료수 선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위산을 묽게 해 소화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탄산가스가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사람에게 해로움을 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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